색소폰, 길거리 연주장소 물색이 너무 어렵다.

(색소폰 버스킹의 생각)

by바람마냥

긴 세월 같이한 색소폰 연주는 늘, 어렵지만 새롭다. 어려워도 하는 이유는 연주곡이 자주 바뀌고, 회원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몇 년 전부터, 일 년 내 연습을 하면서 연말 연주회만 한다는 것은 아쉬웠다. 어둑한 연습실에서 피나는 연습을 했는데 일 년을 기다리긴 너무 지루해서다. 연습이 지루할 즈음이면 어려워도 색소폰 버스킹을 하는 이유다. 하지만 야외 연주회는 연주장소 물색이 너무 어렵다.


연주 장소가 많지 않아 장소 섭외가 어렵기도 하지만, 주민들의 민원도 한몫을 한다. 초등학교에서 축구를 금지하고, 체험학습도 가능하면 하지 않는 이유다. 연주할 수 있는 장소는 시설이 부실하고, 간신히 연주장소를 마련했어도 민원이 제기되면 공무원들은 불편해한다. 자그마한 불편도 민원을 제기하는 세월, 장소를 섭외하기란 연주 연습보다 더 어렵다.


세월은 변했으니 삶도 바뀌는 현실에 가끔은 좌절하고 만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하는 시절, 어쩔 수 없이 평범한 서민으로서는 해결방법이 없다.

시민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는 유명한 사람들, 무엇을 한다고 표를 달라 하는지 궁금하다.

이젠, 마음 놓고 연주할 공간이 있어야 되지 않나 하지만, 아직은 어림도 없다. 힘없는 서민들, 어려워도 참아가며 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올해는 조금 자유스러운 곳이었다. 청주의 쓰레기 매립장이 변해 만들어진 생태공원이다. 연간 수십만 명이 찾아온다는 문암 생태공원을 택했다. 어렵게 장소가 물색되었으니 연습을 해야 했다. 15명의 회원이 긴 세월 음을 가다듬었다. 합주와 개인 곡을 합해 15곡, 한 시간 반정도 소요되는 연주였다.


5월 중순, 준비를 마치고 찾아간 연주회장은 달랐다. 사전 답사도 했고 주말엔 출입이 어려울 정도로 관람객이 많다는 주변 사람들의 전언과는 다른 분위기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들과 함께 온 얼마간의 사람들만 보이고, 연주할 분위기가 아니다.


울고 싶은 심정을 누르고 시간을 기다렸다. 얼마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기대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어떻게 할까? 회원들끼리 연습을 한다는 심정으로 연주회를 시작했다.

더운 날씨에 음을 가다듬으면서 한 시간 반정도의 연주회가 끝났다. 참, 장소 선택이 너무 어렵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수십만 명이 살아가는 도시에 연주회장이 부족해 쩔쩔매고 있다. 연습을 하는 시간보다 연주장소를 섭외하는 일이 더 어렵다. 이젠, 어려움이 지났고 연말이 기다리고 있다. 어렵게 마련한 연말 공연장이다.


연말연주 장소는 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이니 걱정이 없다. 이젠, 남은 것은 회원들의 연습만 남아있다.

연주 장소를 걱정하지 않고 연습만 하며 되는 일, 우리는 언제쯤 이런 시절이 올까? 어려운 연주회가 끝나고 떠오르는 생각, 내년에도 또 해야 되는 고민이기에 걱정이 앞선다.

내년 일은 내년에 또 걱정을 하고,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해야 하는 연말 연주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