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캐나다의 비슷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어찌나 눈에 익지 않은지 멍 때리고 걷다 보면 비슷하게 생긴 집들 사이에서 놓칠 때가 있었다. 그렇게 순간 이 집인가? 헷갈릴 때는 캐나다 국기가 벽에 걸려있는 집을 보고 ‘우리 집’인지 알 수 있었다. main street stn. 에서 10분 남짓 거리의 집은 아주 조용했고 낮이고 밤이고, 계절 불문하고 사람이 살고 있지만 사람이 없는 것 같을 정도로 길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토론토 도착하고 눈이 처음으로 펑펑 내리던 날 그렇게 많은 눈은 너무 오랜만이라며 룸메들과 아무도 없는 길에서 한껏 좋아했던 모습이 생각난다.
지나간 캐나다에 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Milla 아주머니의 집은 내 추억에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들이었고, 타지였지만 외롭다는 생각이 안 들게 만들어 준 곳이었다. 필리피노 아주머니와 수단 출신인 방사선 클리닉을 운영하시는 아저씨 그리고 조용한 고등학생 두 딸이 사는 집이었다. 그리고 매번 바뀌었지만 곁에는 항상 네 명의 유학생들이 있었다.
언제나 쾌활하신 아주머니는 예전에는 남들처럼 온라인 게임생활을 했었지만 바카라상에 앉아있는 게 힘들어 일을 그만두고 적성에 맞는 홈스테이를 시작했다고 하셨다. 이전에는 세 군데나 운영하셨는데 너무 힘들어 이제는 나란히 붙어있는 이 집 두채만 운영하고 있다고 하셨다. 15년 넘게 홈스테이를 운영했으니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만났었을까? 처음 홈스테이를 시작했을 때 만났던 학생들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세월이 얼마나 흘렀던 걸까? 서랍장 한편에서 꺼내온 오래된 앨범 속 사진에는 활짝 웃고 계시는 아주머니와 학생들의 모습이 있었다. 누가 봐도 딱 예쁜 나이의 아주머니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순수하고 서툰 모습일지라도 더욱 소중하게 간직되는 법이다. 만남과 이별이 잦은 이곳에서 아주머니는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의 사진첩에 학생들을 담아 놓지 않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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