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생각을 다 드러내지 못한다.
1.
고전을 찾아 읽을수록,
선인들의 사상에 대해 공부를 할수록,
요즈음 트렌드 언어를 익힐수록,
그 단어들이 기억되고
말할 때에 그 단어들을 쓰게 된다.
예전에는 그런 언어 없이 설명을 하면서 무언가 흡족하지 못해서 찾아보게 된 것이지만
나의 단어가 아닌, 타인이 만들어 놓은 단어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그 내용마저 마치 내가 그들을 따라 하고 있는 모냥으로 느껴지는 언어들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 단어들 또한 나의 언어가 아니고, 내 내용을 잘 표현하는 용어도 아니고
심지어는 적잖이 현학적으로 상업적으로 느껴질 소지가 다분히 있는 단어들이다.
그런 용어들을
알지만 안 쓰면서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내가 만들어내기라도 할 수 있을까.
언어는 생각을 드러낸다고 하지만
언어는 생각을 다 드러낼 수 없다.
2.
내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인들의 이야기를 찾는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거나 비슷한 생각을 했던 이들이 참 많았구나, 나만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위로와 힘을 얻는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게 되고 그 일말의 빛 한줄기를 잡고 버틴다.
그런데 이로 인하여
이제 나의 이야기와 논리를 펼칠 때,
내가 선인들의 말을 근거로 얘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그런 모습에서 내가 그동안 불편했던 상황이 내게 펼쳐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자기주장인지 남의 주장인지 모르게 자꾸 권위자의 내용을 얘기하는 사람들- 결국 저 사람은 자기 얘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일 말이다.
나는, 이런 이미 알려진 이들이 말하는 것을 인용하는 내가
그렇게 현학적인 척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내가 그렇게 안 보일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