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을 올린 날 밤, 나는 잠을 설쳤다.
발행 버튼을 누르고 나서
십 분에 한 번씩 핸드폰을 확인했다.
조회수는 0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0,
그다음 날에도 0. 며칠째 똑같은 숫자를 보면서,
이걸 계속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날 밤이 아직도 기억난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노트북을 켰다.
딱히 누가 읽어줄 것 같지도 않은데,
나는 또 새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두서없이 적어 내려갔다.
다 쓰고 나서야 알았다.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쓴 게 아니라,
그냥 쓰고 싶어서 쓰고 있었다는 걸.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여느 때처럼 조회수를 확인하는데
숫자가 3이 찍혀 있었다.
겨우 3이었지만,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누군가 내 글을 읽었다는 사실 하나가
그렇게 큰 위로가 될 줄 몰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작은 숫자보다 나를 더 오래 버티게
한 건 그전까지의 시간이었다.
아무도 안 봐도 계속 썼던 그 몇 주가,
사실은 나에게 훨씬 중요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다.
주변 반응은 딱히 응원 일색은 아니었다.
"그거 누가 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나조차 확신이 없던 시기였으니까.
그날 집에 돌아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결국 또 노트북을 열었다.
그만두자고 결심한 날에도,
나는 결국 뭔가를 쓰고 있었다.
돌아보면 이유는 명확했다.
하루하루 쌓인 감정과 생각들은 어딘가로
흘려보내지 않으면 안에서 자꾸 엉켰다.
글을 쓰는 그 삼십 분, 한 시간 동안은
그 엉킨 것들이 문장이 되어 빠져나갔다.
다 쓰고 노트북을 덮을 때의 그 홀가분함,
그게 나를 다음 날에도 다시 쓰게 만든 힘이었다.
조회수는 그다음 문제였다.
반년쯤 지나고 나서 예전 글들을 쭉 읽어본 적이 있다.
조회수 0이었던 초반 글부터,
조금씩 반응이 붙기 시작한 글까지 순서대로.
신기하게도 그 글들 안에는 조회수와
상관없이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문장은 단단해졌고, 생각은 더 정리돼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던 시간 동안
나는 분명히 나아지고 있었던 거다.
지금 누군가 나에게 왜 그때
그만두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 같다.
그 글들은 애초에 누군가를 위한 게 아니었다고.
조회수 0이라는 숫자는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그냥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이었을 뿐이라고.
나는 그 길을 나 혼자 걸으면서도
계속 걷고 싶었다.
그리고 그 마음 하나가,
결국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