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도 릴스에서 춤춰야 할까?

몸치인 나도 한번..?

by김마이너
로펌을 만들며 생각한 것들






변플루언서의 시대


바야흐로 大 변플루언서(변호사+인플루언서)의 시대가 아닌가 싶다. 춤추는 변호사, 연기하는 변호사 등 거리낌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변호사들이 많아졌다. 하긴 변호사 4만명 시대에 범생이 변호사들만 있을 리는 없고 개중에는 끼 있는, 인플루언서 자질이 있는 변호사들도 존재할 수 있다.


한편으론 변호사 4만명 시대에 변호사들도 얌전히 바카라상 앞에만 앉아있다가는 밥을 굶을 처지에 처하게 되었다. 어느 통계를 보면 개업 변호사 월 평균 수임건수가 약 한 건이라고 하는데.. 밥벌이를 유지하려면 예전과는 달리 홍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이미 자본력을 갖춰 막대한 광고비를 태울 수 있는 큰 로펌이나 부장검사, 부장판사 전관 출신 등 화려한 경력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변호사들은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변호사도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할까


사실 변호사는 사내변호사가 아니고 로펌에 소속되어 있다면, 로펌 홈페이지에 프로필이 다 공개되어 있고 얼굴을 드러내놓고 영업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특히 회사에서 주는 사건을 처리하는 어쏘 변호사가 아니라 독자적인 영업을 해야 하는 파트너 변호사나 개업 변호사에게는 자신을 알리는 퍼스널 브랜딩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변호사 또한 어느정도는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플루언서가 되라고 한다고 다 밈 영상을 따라하거나 재밌는 춤을 춰야 할까? 일단 조회수를 높여 얼굴을 알리고 유명해지면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과 그런 변호사의 모습을 보고 사건을 맡기러 오겠냐며 변호사 영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변호사들은 소수이고 정말 특출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력 없이 어그로만 끄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다양한 재능과 매력이 있는 변호사로서 영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 자신은 특출한 재능이나 끼 없는 평범한 범생이 변호사들 중 한 명에 속한다.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성실하게 공부를 했고 겨우 변호사가 됐는데 이제는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하다니 야속한 세상이다. 나 혼자도 아니고 로펌을 운영하고 있는 처지라 부담감이 큰데 로펌을 알리기 위해 대표로서 나도 춤을 춰야 하나 잠시나마 생각한 적이 있다. 뭐 회사를 위해서 내 한 몸 쪽팔린 건 문제도 아니다. 유튜브 계정을 갖고 있는 중학생 조카(나보다 낫다)가 졸라 이 영포티 몸치인 삼촌이 같이 댄스 챌린지까지 하며 흑역사를 남기기도 했으니.. 회사를 위해서도 이 정도의 쪽팔림은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 다만 원래 끼 있고 유쾌한 분들이 춤을 춘다면 흥겹고 어울리겠지만 영업을 위해서 나 같이 원래 그런 성격도 아닌데 억지로 춤을 춘다면 어색하기 그지없을 것 같고 영업에도 그닥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변호사 홍보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개업을 한 이후 로펌을 운영하면서 마케팅과 영업에 있어 이런저런 시도도 해보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조회수를 얻고 인기를 끌어보려고 남들을 의식해 올린 콘텐츠들도 있었고 그러다 지쳐 그냥 우리가 수행하는 사건들을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묵묵히 올리는 콘텐츠들도 있었다. 어그로를 제대로 못 끌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을 의식해 올린 콘텐츠는 오히려 히트를 치지 못했고 "이거 누가 볼까 에라 모르겠다" 마음으로 만든 콘텐츠들은 확 터지진 않지만 꾸준히 조회수가 늘며 사람들이 보고 연락을 주었고, 조회수가 많지 않은 영상이지만 "영상을 보고 신뢰가 가서 찾아왔다", 심지어 "영상을 정주행 했다(왜..?)" 등 좋은 말씀을 해주시며 사건을 의뢰해주신 분들도 생겼고 팬이 생긴 느낌이었다. 스레드 또한 처음에는 남들 다 하는 것처럼 오글거리는 반말 말투를 쓰며 조회수를 노리고 머리를 쓰며 어울리지도 않는 글들을 올리다 지쳐, 재미없지만 솔직하게 내 생각과 유용한 정보들을 글로 썼더니 구독자도 늘고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생기게 되었다.


이런 경험들을 하다보니 결국에 중요한 것은 남을 의식한 콘텐츠 보다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금의 내 자리에서 나라서 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유일무이한 얘기가 있고 이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풀어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신선하고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터였다(그게 나에겐 명에훼손 등 사이버범죄에 대한 얘기였다. 우리나라에서 사이버범죄 사건을 나만큼 많이 수행해본 변호사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자기가 좋아하는 방법, 내가 잘 할 수 있는 채널로 풀어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으니까.


결국 사람들은 귀신 같이 안다. 이 사람이 자기를 앞세우기 위해, 인기를 끌기 위해 하는지, 남을 위한 마음으로 하는지. 결국 사람들은 후자의 콘텐츠에 끌리고 응원을 하고 결국 팬이 된다.



그것이 변플루언서 시대에 홍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 아닌 전략, 전략이 없는 전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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