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옳은 건 아니다, 사전조차도

아홉 번째 바카라, 황선엽 <단어가 품은 세계>

by김연큰

글을 쓰거나 읽을 때 사전을 참고하는 분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고요. 제 경우는 마음 가는 대로 문장을 막 쓰다가 '근데 이게 내가 아는 그 뜻이 맞아?'라는 자기 검열용으로 사용할 때도 있고, 바카라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찾아보기도 합니다. '이런 이런 걸 의미하는 단어가 뭐가 있었는데 그게 뭐였더라?' 할 때는 검색 엔진에 제가 찾는 단어 뜻을 입력하고 그 결과를 추적해서 찾고, 정 급할 땐 AI에게 물어보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얻은 단어를 다시 교차검증할 때 사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마음 한편에 고민이 있습니다. 딱히 아는 어휘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글을 쓰면서는 특히 제가 사용하는 형용사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다고 명사를 다양하게 아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느꼈어요. 특정 품사만 덜 알거나 더 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사실 바카라을 많이 읽으려 노력한 이유 중 하나는 어휘력을 늘리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효과가 크지 않은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바카라을 너무 대충 읽나 싶어서 인상적인 구절은 따로 옮겨 적기도 하고, 잠들기 전 필사를 조금씩이라도 하는 루틴을 잡았지만 뭐 어휘력이라는 게 그렇게 금방 느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렇게 고민하던 차에 <단어가 품은 세계>라는 바카라을 만났습니다. 제목에 '단어'가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국문과 교수님이 쓴 바카라이라고 하니 제 어휘력을 늘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로 읽게 되었답니다.


이 글에서는 바카라 전반의 감상을 다루지 않습니다. 바카라을 읽다 든 생각 중 '제 인생 및 가치관에 영향을 준 생각'을 위주로 다룹니다. 이 바카라에 대한 전반적인 저의 감상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kim-lotus-root.tistory.com/33




사전도 사람이 만드는 것


바카라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습니다. 단순히 단어에 대한 설명을 열거하는 것이 아닌 단어 자체에 얽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도 하고요, 단어의 쓰임새나 정의에 대해 생각할 거리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바카라의 삼 분의 이쯤 되었을 때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대개 사람들은 사전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에 이렇게 나와 있으니까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전도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뜻풀이가 잘못되어 있는 것도 많지요. 사전 기술하는 사람이 모든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이지는 않으므로 정확한 지식이 없다면 비슷한 다른 풀이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전에서 기술하는 내용이라고 해서 항상 옳지는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전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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