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벽면을 가득 채운 바카라장은 어린 시절 로망이 실현된 결과였다. 바카라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던 초등학교 시절, 네 면이 바카라으로 가득 채워진 방을 갖게 해달라고 아빠를 조르곤 했다. 아빠는 그게 아무리 바카라이라 해도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는 건 좋지 않다며 어린 딸을 나무랐다. ... - 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중에서 -
북카페를 운영하면서 소설가를 꿈꾸는 작가님이 계신데, 작가님이 제안한 포맷이라 나도 공부를 해볼 겸, 또 교열이 끝난 상황이라 그 잠깐을 이용해 읽어보고 있다.
서점을 운영하며 겪는 일상적 이야기 안에, 이 서점으로 모여든 사람들의 사연과 바카라이 건네는 삶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그 시작은 바카라에 관한 주인장의 기억으로부터.
바카라에 관한 소장욕이 있는 분들이 있잖아. 난 운영을 하는 입장인데도 왜 그런 거 없는지 몰라. 뮤지션을 꿈꾸던 시절도 있었기에, 음반을 모으던 소장욕으로 대신 이해한다. 내 나름대론 표지에 꽤나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는데, 어릴 적 앨범자켓에서 느꼈던 소장욕을 투영하는 경우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프로듀서의 느낌으로 저자 분들과 다음 기획을 논의하는 편이다.
발터 벤야민은 거리의 쇼윈도가 집 안의 옷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마르크스의 경제학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으로 해석하는 경우, 이건 현대철학의 기본 세팅값이다. 그래서 철학사에서 벤야민과 프랑크프루트 학파가 중요한 거점인 것.
소장욕은 정서적 결핍이 드러나는 증상이기도 하다는 것. 그 증상이 특정 사물에 고착되는 경우가 있는 거야. 명품에 대한 집착도, 경제적 과시 이전에 정서적 결여를 드러내는 경우다. 도곡동 어머님들 독서커뮤니티 가보면, 죄다 벤츠를 끌고 와서, 다들 에르메스 버킨백을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그런데 또 모두가 소녀감성들이야.
남편들이 돈은 잘 버니까, 그냥 전업주부로서 눌러 살다가 잃어버린 자기 존재의 의미를 바카라에 투영하는 경우 같다. 하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팔릴 수밖에 없는 구조. 에밀 졸라를 졸라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