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풍경
베르그송의 철학에서, 시간은 객관적 지표가 아닌, 우리 의식의 흐름이다. 공간은 물질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공간을 매개해 시간의 흐름을 인식한다. 출퇴근 시간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풍경으로, 도시의 이편에서 저편에서 가로누이는 건물의 그림자로, 계절이 와 닿는 모든 것들의 변화로...
베르그송의 지적은, 우리가 그런 공간적 요소에 저당잡혀 살아간다는 거야.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하루는 공간의 배열로 정형화된다.
집, 학교, 학원, 다시 집.
혹은
집, 온라인 게임, 술집, 눈 떠보면 집.
시간이 무의미해지면서 삶에서는 생명(생성)적 요소가 사라진다.
추억이란 건, 공간에 배치된 사물들의 구성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그 순간을 느꼈던 감정으로 의미화 된 시간을 기억하는 것이다. 이런 베르그송의 철학이 프루스트에게 영향을 미쳤던 것. 베르그송이 프루스트의 사촌 매형인가 그렇다.
집요하리만큼 치밀한 신카이 마코토의 풍경은 공간 안에 담아내는 시간이다. 그의 화풍을 단지 실물의 복제로 평가하진 않잖아. 보다 부각되는 부분이 있다. 일상의 풍경을 스치는 시간의 동선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새삼스레 발견하는 아름다움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 안에 아티스트의 창조적 시간이 흐르고, 때로 과잉이다 싶은 이런 철학적 해석도 곁다리로 참여하여 그 흐름에 숟가락을 얹으며 저 자신의 시간을 생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