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동생과 함께 했다.
늦은 오후의 공기를 묵직하게 가르던 밴드의 사운드와 ‘아침이슬’, ‘미인’처럼 시대를 관통했던 금지곡들의 리듬, 그리고 부마항쟁의 뜨거운 시간을 차분하게 짚어가던 최태성 강사의 목소리를 곁에서 나란히 듣는 내내 묘하게 가슴이 차올랐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마주 앉아 소박한 밥을 나누던 그 찰나의 순간, 곁에 머물던 다정하고 온전한 공기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더없이 은은하게 물들어갔다.
세 살 터울의 동생이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누가 언니이고 동생인지 그 경계가 아득해질 만큼 동생의 품은 늘 나보다 깊고 넓다. 마치 엄마처럼 언제나 내 걸음의 속도를 먼저 헤아리고, 말없이 살뜰한 손길을 건네며 뒤를 돌아봐 주는 동생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고마움이 조용히 번져나간다.
피를 나눈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에 저절로 주어지는 당연한 마음이란 결코 없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각자 짊어진 삶의 무게를 버텨내느라 곁에 있는 누군가를 온전히 살피는 일이 얼마나 큰 정성을 요하는지 알기에, 내 곁에서 기꺼이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나무가 되어주는 동생의 존재는 삶이 내게 건넨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선물이다. 동생이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깊은 배려와 묵묵한 다정함 덕분에, 나의 일상은 매 순간 더 든든하고 단단하게 숨을 쉰다.
서로의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함께 나눈 그 순간의 공기와 다정한 눈빛은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지친 하루를 버티게 하는 잔잔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쑥스러움에 미처 소리 내어 다 전하지 못했던 수많은 마음들을 가만히 이 글에 적어둔다.
나보다 더 깊은 품으로 늘 곁을 지켜주는 동생이 있어 참 고맙고, 내 삶에 너라는 존재가 있어 참 다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