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눈길이 머무는 사람이 있다.
눈부시게 화려하거나 값비싼 옷을 두르지 않았는데도, 곁에 서면 묘하게 단정하고 포근한 공기를 품고 있는 사람. 그런 이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멋'이란 가격표에 적힌 숫자가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스스로를 정성스레 매만질 줄 아는 작은 태도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외출하기 전 거울 앞에 서서 구겨진 옷자락을 손바닥으로 가만히 펴내는 일, 오늘 부는 바람의 결을 살피며 목 끝까지 단추를 여미거나 스카프 한 자락을 가볍게 둘러보는 일. 아무렇게나 집어 든 옷으로 하루를 채우기보다, 오늘 하루를 살아갈 나를 위해 가장 편안하고 어울리는 색을 골라주는 손길에는 조용한 애정이 묻어난다.
그것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과시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가볍게 대하지 않겠다는 스스로를 향한 가장 다정한 예의다.
자신만의 멋을 아는 사람은 계절의 미세한 변화와 자신의 고유한 보폭을 잘 안다. 남들이 다 좇는 소란스러운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숨 쉬기 편한 옷의 품과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담백한 질감을 고를 줄 안다. 소매 끝을 무심한 듯 정갈하게 접어 올리는 작은 손짓 하나에도, 낡았지만 반듯하게 닦인 신발 코 끝에도 자신을 아끼는 이의 기분 좋은 리듬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비싼 브랜드를 덧씌우지 않아도 나를 아끼는 손길이 닿은 옷차림에는 고유한 결이 생긴다. 주름 하나를 펴고 옷깃을 여미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어쩌면 옷이 아니라 흐트러지기 쉬운 하루의 마음가짐을 먼저 가다듬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멋을 낸다는 것은 삶의 자리를 단정하게 가꾸어가는 일이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의 옷자락에는 늘 볕에 잘 마른 코튼 천처럼 은은하고 편안한 향이 오래도록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