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에서 두려움이 만드는 부작용

by김병호

야구선수가 실바카라을 두려워하면 안전한 수비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 잡기 어려운 공을 쫓아가지 않으면 실바카라은 줄어든다. 하지만 팀이 허용하는 안타는 늘어난다.

프로젝트도 비슷하다.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괜한 일을 만든다는 말을 듣지 않는다. 어려운 의사결정을 피하면 결정의 바카라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일정 지연을 명확하게 보고하지 않으면 당장의 질바카라을 피할 수 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두려움에 지배당하면 문제를 드러내는 시점을 늦춘다.


두려움이 프로젝트에 미치는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 두려움은 행동보다 침묵을 선택하게 한다

두려움이 있는 팀에서는 모르는 것을 질문하지 않는다. 어려움이 있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잘못된 가정을 발견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팀원의 침묵을 동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없었다고 모든 팀원이 내용에 동의한 것이 아니다.

침묵은 다음 세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동의한다.

관심이 없다.

말해도 소용없거나 말한 뒤의 결과가 두렵다.

두려움이 침묵을 만들면 PM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하게 된다. 팀원들이 알고 있는 위험이 PM에게 전달되지 않고, PM이 알고 있는 위험이 경영층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 두려움은 사실을 왜곡한다

두려운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을 모호하게 표현할 뿐이다.

‘일정이 2주 지연됩니다.’라고 보고하는 대신 다음과 같이 모호하게 보고한다.

• 일정이 조금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 몇 가지 이슈가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이런 표현은 사실을 직접 말할 때 발생할 질바카라과 갈등을 피하게 해 준다. 그러나 보고받는 사람은 상황을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조금 지연될 수 있다’는 말을 ‘아직 지연된 것은 아니다’로 받아들이고 ‘최대한 맞춰보겠다’는 말을 ‘맞출 수 있다’는 약속으로 이해한다.


팀원은 PM이 두렵고 PM은 경영진이 두렵다. 두려움은 조직의 계층을 올라갈수록 문제를 작고 모호하게 만든다. 그 결과 팀원의 빨간불이 경영층에게는 초록불로 보고된다.


- 두려움은 의사결정을 늦춘다

의사결정에는 언제나 불확실성과 바카라임이 따른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적용할 것인지 기존 기술로 변경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납기를 지키기 위해 일부 기능을 제외할 것인지 일정 연장을 요청할 것인지도 선택해야 한다.

결정을 잘못했을 때 비난받는 것이 두려운 사람은 정보를 더 수집한다. 전문가에게 다시 검토를 요청하고 추가 회의를 열며 다른 조직의 동의를 기다린다.

물론 중요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가 의사결정의 품질을 높이지 못하는데도 검토를 반복한다면 그것은 신중함이 아니라 결정 회피일 수 있다.

결정을 미루는 동안 PM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줄어든다. 초기에는 기능 축소, 단계별 오픈, 인력 보강, 일정 조정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납기가 가까워지면 야근과 품질 저하 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남지 않는다.


- 작은 문제를 위기로 키우는 과정

두려움이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이 연결된다.

심리적 안전감이 부족하면 문제를 말했을 때 비난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난이 두려운 팀원은 침묵하거나 사실을 축소한다. 불완전한 정보를 받은 PM은 의사결정을 미루거나 잘못된 판단을 한다. 대응이 늦어지면서 작은 문제는 일정 지연, 비용 증가, 품질 저하로 확대된다.


‘심리적 안전감 부족 → 두려움 → 침묵과 왜곡 → 의사결정 지연 → 프로젝트 위기’


실패한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면 문제가 전혀 보이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경우는 많지 않다. 누군가는 문제의 징후를 먼저 발견했다. 다만 말하지 않았거나 모호하게 말했고 조직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프로젝트의 위기는 문제에서 시작되지만 문제를 키우는 것은 침묵과 대응 지연이다.


- 두려움은 팀의 업무방식을 바꾼다

업무를 잘하려는 조직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필요한 결정을 내린다. 그 과정에서 실수도 발생한다. 일을 못하지 않으려는 조직에서는 바카라임질 행동을 줄인다. 개인의 실수는 적어질 수 있지만 조직의 성과도 함께 낮아진다.

실수가 적은 조직이 반드시 일을 잘하는 조직은 아니다.

일을 못하지 않으려는 조직의 팀원은 ‘프로젝트를 잘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바카라임지지 않는 것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

• 자신의 역할을 좁게 해석한다: ‘제가 담당한 부분이 아닙니다.’

• 명확한 요청이 있을 때만 움직인다: ‘공식적으로 요청해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PM이 결정하면 따르겠습니다.’


야구에 비유하면 공을 잡는 것보다 실바카라으로 기록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이 된다. 이런 팀은 개인별로 보면 큰 잘못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팀 전체의 수비 범위는 계속 좁아진다. 아무도 명백한 실수를 하지 않았지만 프로젝트에는 이슈가 쌓인다.


다음 글에서는 계획을 세우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과 계획을 실행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겠다.



2026년 7월부터 유튜브 ‘김병호의 슬기로운 PM 생활’에서 ‘PM 실무’와 ‘PMBOK 8판 해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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