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평화로운 기도 아래 숨은 처절한 슬픔

밀레-만종

byJUNI KANG

기도의 풍경 아래 숨은 불안

밀레 <만종>과 지워진 애도의 가능성


[작품 정보]

작가: 장 프랑수아 밀레 (Jean-François Millet, 1814~1875)

작품명: 만종 (L'Angélus / The Angelus, 1857~1859)

소장처: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Musée d'Orsay)

Jean-Francois-Millet-the-angelus.jpgJean-François Millet, The Angelus, 1857~1859 <출처: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해 질 무렵, 황혼이 내리는 들판에서 일을 마친 부부가 조용히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모자를 벗어 두 손에 쥐고, 여자는 두 손을 가슴에 모아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들의 발밑에는 막 캐어낸 감자가 바구니 안에 들어있습니다.

주변에는 쇠스랑. 수레 등 농기구가 있고 멀리 지평선에는 교회의 첨탑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

이 그림은 오랜 시간 땀 흘려 일하는 농민의 삶과, 신을 향한 소박한 기도를 담은 평화로운 그림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화면 전체를 감싸는 고요한 황혼빛과 두 인물의 정지된 자세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감사와 경건, 노동의 숭고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이 그림은 19세기 프랑스 농민의 가난한 현실과 비극을 보여주는 그림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삭 줍는 여인들>이라는 그림이 평화롭고 고된 노동을 보여주는 줄로만 알다가, 대농들이 인력을 동원해 추수를 마친 후 주변의 가난한 여인들이 나머지 이삭을 주우러 나온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충격과 동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충격을 컸습니다.


작가들의 그림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던 시기였습니다. 도시의 부르주아 계층은 새로운 부와 문화를 누렸지만, 농촌의 빈민들은 여전히 가난과 불안정한 생계 속에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밀레는 신화 속 영웅들이나 귀족의 초상을 그리는 것보다, 흙먼지와 함께 땅을 일구는 농민들을 그렸습니다.

어쩌면 당시 가난한 슬롯를 알리려 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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