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손가락에 위태롭게 매달린 반지를 돌려본다 너와 나의 약속이라 불리는 금빛 족쇄가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 금속 덩이 안에 갇혀 삶은 작아졌다 숨 쉬지 못하는 시간들이 반지 안에서 둥글게 돌아간다 어느새 살과 한 몸이 되어 돌려도 돌려도 굵어진 마디를 벗어나지 못한다 마디를 깎아서라도 빼어낼까 그냥 살과 하나 되도록 두어볼까 망설이다 기름칠로 살살 달래니 마디를 가뿐히 벗어난다 다시는 반지 속에 가두지 않으리 시간들이 숨 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