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미 중 하나, 손세차

by주아

그동안 핑계를 대며
미뤘던 세차를 하러 가는 날.

예전에는 한 달에 두세 번도 했던 나였는데
어느 날부터 게으름에 빠져서
세차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세차도 집안 청소와 같이 오래되면
묵은 때가 생기고, 대청소처럼 시간이 필요하다.

비를 맞고, 태양에 익어가고,
또 비를 맞고 태양에 익어가고...
물자국이 너무 많아서 환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점심 먹고 시작한 세차는
어느덧 저녁시간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그것도 힘이 들어서 원하는 만큼 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물자국을 제거했다는 것에
만족하며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세차를 좋아하는 이유는
더러워진 차가 세차를 통해 새 차처럼
깨끗해졌을 때 세차를 하면서 힘들었던 고생을
모두 날려 버릴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검은색 차량이라서 세차를 하고 난 뒤
차량 도장면에 비친 내 얼굴이
마치 거울을 보는 듯 느껴지는 그 매력 때문에
세차를 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주행 중 보닛을 보면 반짝이는
그 광을 보며 행복을 느낄 때도 있다.

세차용품을 준비하고, 이동해서 차에 싣고,
다시 세차장에 가서 내리고,
세차를 하고, 사용하고 난 뒤 용품을 세척하고,
다시 차에 싣고, 집에 와서 다시 원위치로...

이 과정을 무더운 날씨에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오늘 낮에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햇빛이 뜨거웠고,
세차를 하는 내내 땀은 비가 오듯 쏟아졌다.

누군가는 말한다.
"야~ 세차용품 사는 비용이랑 세차하는 시간,
그리고 네가 고생한 노력을 더하면
차라리 세차를 맡기는 게 싸겠다."

하나도 틀림이 없는 말이다.
하지만 세차를 하면서 차의 상처도 보고,
세월이 흐르면서 생기는 문제도 볼 수 있다.
만약 세차를 맡긴다면 그걸 확인하기에는
카센터를 가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다.

흔히 세차에 빠진 사람들을 환자라고 한다.
세차라는 병에 걸려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환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때는 나도 세차에 빠진 환자였다.
남들이 보면 깨끗한 차인데
먼지 한 톨이 보여도 세차장으로 향했었다.
그리고 가족이 아닌 누군가를
태워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 전날은 무조건 세차를 해야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차에 함께 탔던 분이 이렇게 말했다.
"네 차가 깨끗해서 좋긴 한데
부담스러워서 못 타겠어.
네 차에는 물 한잔도 먹기 힘들어."

이 말을 듣고 망치로 머리를 한 대를
맞은 것처럼 느끼게 되었다.
깨끗하고 편안하게 모시기 위한 노력이었는데
오히려 이게 불편을 준다는 건 상상을 못 했다.

그 이후 나는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예전처럼 전날 세차를 하지 않는다.
만약 정말 더럽다면 해야 하지만,
먼지 한 톨이 있다면 그냥 그것만 제거한다.

아마도 이렇게 변하면서 환자를 벗어나고,
세차하는 횟수도 줄고, 세차하는 기간도
길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취미는 나를 위한 것인데 타인을 위해
더 열심히 해 왔던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처럼 취미가 직업이 된다면
아마도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 사진 설명

: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이 차량이고,

오른쪽이 실제 건물입니다.

오늘 세차 후에 차에 비친 건물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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