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알람소리가 나를 깨운다.
또 하루가 시작이 되었다.
구겨지고 접히고 여기저기로 이동한
이부자리를 정돈한다.
화장실 문을 열고 거울을 보며 놀랜다.
까치가 보면 내 집인 줄 알겠다.
사방팔방 여기저기 자기 마음대로
눌리고 뜨고 접히고 머리카락이 춤을 춘다.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수건으로 모든 물기를 닦는다.
(왜 샤워를 안 하냐고요?
어젯밤에 자기 전에 시원하게 씻고 잤어요)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린다.
머리에 있던 물기가 여기로 저기로 날아간다.
머리를 정돈하고, 헤어제품으로 마무리한다
눈을 뜨고 거울에서 봤던 사람은 어디 갔나?
머리는 산발이고, 눈에는 눈곱이 끼고,
얼굴은 어디에 눌렸는지 선명한 자국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이 되어왔네. ㅎㅎㅎ
옷까지 챙겨 입고, 마지막으로 향수를...
맑고 깨끗하고 은은한 향이 내 코를 정화시킨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나오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도착한다.
'스으윽~'
현관문을 열고 집에서 나온 뒤
제일 처음 듣게 된 소리이다.
바로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
매일마다 듣던 소리인데 오늘은 새롭게 들린다.
1층에 도착하고 문을 열고 환한 세상으로 나간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눈부신 햇살.
밤 동안 숨어있다가 어느덧 나를 보러 나왔다. ^^
나무와 풀들 사이로 새들이 날아다니고,
각자 자기들만의 언어로 대화를 한다.
조금만 더 걸어 아파트를 나왔더니
제일 먼저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 뒤로 러닝을 하며 뛰는 누군가의 숨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걷는 발걸음 소리.
밤새 그리웠는지 만남을 통한 대화소리도 들린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였던 보고 듣던 소리가
오늘은 왠지 새롭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다.
새로운 세상에 눈과 귀를 열어보자고...
그냥 무심코 지나가면서 보지 못했던 것이 있는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듣지 못했던 소리가 있었는지 다시금 돌아본다.
그리고 오늘 하루의 시작을 마치 1인칭 시점으로
영상과 소리를 글로 담아보고 싶었다.
전에는 전혀 관심 없었던
누군가의 담배연기를 내뿜는 소리까지 들린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이 지나갔었는데
뭔가 새로움을 느끼고 남기고자 했더니
작은 소리가 들리고, 작은 모습도 보인다.
이게 바로 관심인가?
누군가 말한다.
"혼자 있어도 외롭고, 같이 있어도 외로워."
아마 오늘 내가 새롭게 느끼는 이유는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모든 게
나에게 보여주고 싶고, 들려주고 싶고,
함께 하자고 나를 부르는 외침이 아니었을까?
오늘도 버스에 올라 이 모든 기억을,
그들의 외침을 글로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