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시

by장순혁

힘겨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며
바쁜 세상을 바쁘게 살아가고
정신없는 세상을 정신없이 살아가다가

문득 찾아온 갑작스러운 쉼표에
그대는 그때를 떠올리나

그대에게 그때가
어느 정도의 가치로 남았을지는 모르지만
잠깐의 쉼에도 남지 않을 만큼
가치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두 개의 칫솔과
두 벌의 잠옷

하나의 이불과
하나의 사랑

나는 미리 문밖에서
그날의 걱정을 털어내며
그대가 있는 집으로 들어섰고
그대는 포근한 미소로
나를 맞이하여주었다

그 꿈같은 시간들이
꿈이 잠에서 깨어나면
흐릿하게 희미해지듯이
둔탁하게 지워진 것을 알지만
나는 그 흔적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다리를 절며 힘겹게 그대가
나에게 다가온다면

나는 말없이 그대를 품에 안으리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리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장순혁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장순혁입니다. 반갑습니다. 하루에 한 번 읽을거리를 제공합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 매일 연재 시, 에세이, 영화 한줄평 등등

5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8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3화너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