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4개월 차 후기

마음의 병이 생기기 딱 좋다

by장주인

언제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반올림하면 반년이 되었다니. 일 말고도 삶에 많은 아젠다가 있다는 핑계로, 커리어 개발에만 온전히 힘을 쏟지는 못했다. 이렇지 않은 사람 없겠지만서도.


매달 일감을 마련하는 건 아무래도 어렵다. 근데 그것보다 더 어려운 건 이미 있는 일감 때문에 자꾸만 나태해진다는 거다. 굶어 죽지는 않음에, 하방이 막혀 있음에 자꾸만 안주하게 되는 것. 이게 뭔 배부른 소리야 하겠지만 배부른 소리 맞다. 애초에 내가 이미 갖지 않은 것을 더 많이 탐하지 않는 성향이다 보니 챌린징한 목표치를 스스로 세팅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렇다고 현재 삶에 너무나 만족하는 것도 아닌 진퇴양난의 상황.


지금 이 상황을 돌파하고 싶은 와중에 한 제안이 왔다. 회사에 들어오라는 것. 정규직이어도 좋고 협업도 좋고, 마치 자회사마냥 내 사업을 서포트해 주시는 방향도 좋다고 하셨다. 프리랜서를 하겠다고 나왔는데 다시 회사에 들어가는 게 괜찮나? 끝까지 안 해보고 돌아서는 건 아닌가? 프리랜서 형태는 나와 안 맞는다는 신호를 조기에 잘 발견한 거라고 생각하면 될까?


사실 정답은 없는데 왜인지 자꾸만 정답을 찾게 된다. 나도 나를 못 믿는 와중에 뭘 해도 할 것 같은 사람이라고 믿어주시는 분을 만났다. 여기서 난 어떤 선택을 해야 나중에 후회가 덜 할까? 무엇이 나에게 더 이점이 있을까?


지금과 동일한 상황에서 3개월 더 보내보는 것, 새로운 환경에 3개월 처해보는 것. 이렇게 쓰고 나니 압도적으로 후자가 매력적이기는 하다. 왜냐면 난 현재의 내 성장속도에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내가 정의하는 성장은 무엇인가? 어제보다 나은 것? 낫다는 건 무엇인가. 안 해본 것을 해보는 것? 다른 이들은 성장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찾아보고 어떤 것에 가장 동하는지 알아봐야지.


•••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성장은 "불편함을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안락함에 머무르면 정체됩니다.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는 시스템 자체가 성장입니다.


여러 가지 중에 왜 제프 베조스 말이 와닿았지?

나는 프리랜서 생활 어찌 보면 백수 같은 이 생활이 안락하다. 아무도 간섭 않고 잔소리도 안 하는 이 생활이. 지금의 나는 내가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지 않아서 그런 듯하다. 남의 거를 해주다 보면 실패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나는 나의 것에서는 기꺼이 실패를 할 마음이 있나? 될 만한 것들만 건들지는 않았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마음이 복잡하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자기혐오가 시작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