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 25
철이가 오지 않았다.
하루쯤은 그럴 수 있었다.
공장 일이 바쁠 수도 있었고,
늦게 끝나는 날도 있다고 했다.
연은 평소처럼 미용실 문을 열었다.
“연아, 요새 장사 잘되나?”
“그냥 그렇지예.”
손은 바쁘게 움직였지만
해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하자
연의 눈은 자꾸 문으로 갔다.
딸랑.
문 위의 종이 울릴 때마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철이가 아니었다.
“아이고, 바람이 차네.”
마지막 손님이 들어왔다.
연은 괜히 웃으며 손님을 의자에 앉혔다.
그날 철이는 끝내 오지 않았다.
연은 문을 닫기 전
보리차를 한 잔 따랐다.
그러다 잠시 멈췄다.
찬장 안에는
컵이 두 개 나란히 놓여 있었다.
연은 한 개만 꺼냈다.
괜히 마음 한쪽이 허전했다.
‘뭐 한다고 기다리노.’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미용실 문을 닫았다.
그런데 다음 날에도
철이는 오지 않았다.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사흘째 되던 날에는
해가 지기도 전부터
연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공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어디가 아픈가.
아니면,
이제 그만 오려는 건가.
마지막 생각이 떠오르자
연은 손에 들고 있던 빗을 내려놓았다.
왜 그런 생각이 제일 싫은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철이가 오는 일이
어느새 너무 당연해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와
늘 앉던 의자에 앉는 것.
손님이 있으면 말없이 기다리고,
손님이 모두 돌아가면
보리차를 마시며
별것 아닌 이야기를 하는 것.
그리고 문을 닫으면
집으로 가는 길을 나란히 걷는 것.
그게 어느새
연의 하루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날은
미용실 문을 조금 일찍 닫았다.
연은 집으로 가는 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오른쪽으로 가면 집이었다.
반대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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