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의 시
오늘도 몇 번쯤
누군가 미워질 뻔했지만
남 모르게 속으로
거친 말을 뱉을 뻔했지만
세상에 탁한 숨 흘러갈까 봐
잘 참고 순하게 웃었습니다
남의 불행을 곁눈질하며
내 행복을 확인하지 않았고
누군가의 끝없는 넋두리를
시계 보지 않고 들었습니다
길 한복판에 놓인 큰 돌덩이 하나
누구 발에 걸릴까 구석에 옮겨놓고
운동화 끈 풀린 아이를 못 지나치고
넘어지지 말라고 다시 묶어줬습니다.
늦은 밤 버스 정류장에서
울고 있는 낯선 사람에게
말없이 휴지를 건네주고
다음 버스를 그냥 보내고
한참 곁에 있어줬습니다
지나가는 길고양이에게 다가가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야옹이었지만
눈빛이 따스했습니다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니
허기진 세상 속에
진심 담은 밥그릇을
몇 개쯤 놓고 왔습니다
나도 모르는 기도였나
어쩌면 그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