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바당이다.
수목금 3일 스쿠버다이빙하러 서귀포를 찾았다. 보목항에서 아들과 수목 보트다이빙을 나가는데 많은 다이버들이 아침마다 보목항을 찾는다. 매번 외국인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대한민국의 제주도 그것도 서귀포항에서 제주 바다를 보겠다는 외국인들을 보는 것이 신기하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궁금하다. 불어로 대화하는 커플도 있고, 러시아어로 대화하는 커플도 있고, 중국어로 대화하는 일행도 있다.
섶섬 일대의 다이빙 포인트들을 섭렵(?)했다. 포인트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작은한개창, 너왈, 어초, 소천지. 이름을 갖고 있다는 존재증명이고 존재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대학 선배를 처음 만난 것은 아주 오래전이다. 오래 하고 해 봤자 10여 년 전이었겠지. 중앙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심사에 외부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선배가 심사위원장이었다. 초면이지만 대학동문이란 것 때문에 별로 어색함이나 낯가림이 없었다. '삐에르 부르뒤에'는 학연도 자본이라고 했다. 선배의 카지노톡 프로필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스쿠버장비를 갖추고 물속에 있는데 바로 뒤에서 타이거 샤크가 온다. 바하마에서 스쿠버다이빙하며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바하마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할 정도면 웬만한 바다는 다 가봤다는 얘기다. 선배의 프로필 사진이 떠올랐다.
나도 상어와 함께 사진 찍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요새 부캉이가 연일 화제의 뉴스지만 부캉이와 함께할 수는 없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가면 대형수조(어항?)에 상어가 많다. 아들은 금요일 오전에 프리다이빙 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새아가와 성산 아쿠아리움(편도 한 시간 이상)에 가면 어떠냐고 (새아가가 아니고)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이 웃으면서 "시아버지랑 단 둘이 그렇게 오랜 시간 있는 것이 부담되지 않을까?" 한다.
좋았던 곳은 세 번 가야 한다는 내 지론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두 번째 방문한 아쿠아리움은 아주 익숙하고 편하다. 어디서 환복 해야 하는지, 어디가 화장실이고 샤워실인지, 어떻게 입수해야 하는지, 어디로 출수하면 안 되는지 다 기억난다. 이번에는 오로지 주어진 50분 다이빙에만 집중할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바다가 좋으니) 큰 어항에 입수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사진을 찍고 싶은 프리다이버 둘과 스쿠버다이버는 나와 새아가뿐이다. 어항이 붐비지 않는다.
보트다이빙은 9시에 입수하고 출수하여 항구로 돌아와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11시에 다시 입수하고 출수한다. 그렇게 오전에 보통 두 깡(공기통)을 한다.
오전에 아쿠아리움 큰 어항 다이빙을 했는데 뭔가 허전하다. 점심을 먹으며 오후에 보트다이빙을 한번 할 수 없냐고 물었다. 섶섬은 이미 (보트) 신청이 지났지만 문섬은 가능하단다. 문섬은 서귀포항 바로 앞의 섬이다. 처음 가는 곳이다. 설레기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애매모호함에 따른 낯가림이라고 봐야 할까? 설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마음으로 선착장에 앉아 보트를 기다리고 있다. 옆에는 다른 다이빙숍의 손님과 강사들도 대기하고 있다. 이 사람들 중에 내가 나이가 제일 많지 않을까? 머리가 희끗희끗한 여자 강사도 보이고, 확실히 나이 들어 보이는 중년 여인도 있다. 다이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모르고 살다 죽는 것도 정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