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季節)을 품은 강(江)
강가에 도착한 가을빛이
이제 숨결을 달래며
가파르게 달려온
지난 계절을 내려놓는다.
무심코
흘려보낸 꽃잎 하나에도
서러운 이야기가 실렸던가
말이 없던 가벼움..
봄을 건너
바람 부는 여름날에 도착한
푸르름이 물결 되어 일렁이던 날
주체하지 못했던 그 열기..
이제
동면(冬眠)의 터널입구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지난 물결 위의 이야기를 맺는다.
여울에서 품었던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
잔잔한 소(沼)를 스쳐간
새털구름 뭉게구름
비바람 소리
까아만 밤
소리 없이 찾아온
수많은 큰 별 작은 별
그리고 초승달
이제
구름 한 점 없는 옥빛 하늘이
내려와 너의 파란 품에
가득히 안긴다.
긴 여행을 끝내고
귀소(歸巢)하는 철새들 처럼
빨간 낙엽들이
추강(秋江)에 몸을 싣는다.
여울에는 바람을 싣고
소(沼)에는 달빛을 품는다
추강(秋江)은 세월을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