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력을 발생한다?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고 있다

by김세중

우리는 '화재가 발생한다', '사고가 발생한다'고 하지 '화재를 발생한다', '사고를 발생한다'고 하는 일은 없다. '화재를 발생한다', '사고를 발생한다'는 괴상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기괴하게까지 느껴진다. 왜 그럴까. '발생하다'라는 동사가 자동사이기 때문이다. 자동사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다. 그런데 '화재를 발생한다', '사고를 발생한다'는 목적어를 취했다. '발생하다'라는 말을 잘못 썼기 때문에 기괴하게 느껴진다. '발생하다'는 자동사인데 타동사처럼 쓴 것이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발생하다'를 타동사로 썼다. 헌법 제53조 제7항이 그렇다. "법률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포한 날로부터 20일을 경과함으로써 효력을 발생한다."라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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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리하고 쉬운 한국어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2024), '민법의 비문'(2022), '품격 있는 글쓰기'(2017)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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