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당신께 속하였기에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심은 부정하게 하심이 아니요 거룩하게 하심이니
그러므로 저버리는 자는 사람을 저버림이 아니요 너희에게 그의 성령을 주신 하나님을 저버림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4:7-8)
제멋대로 굴기 시작한 건 울분이 터지고 난 후부터였습니다. 그날에 나는 꼭 매정하게 뿌리쳐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막무가내로 당신을 비난해 대던 내게 당신은 아무런 변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였다고 말하는 것은 핑계일까요? 이후의 삶은 나에게 희망고문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루는 기운이 나서 회복하는가 싶다가도, 하루는 다시 모든 동력을 잃고 주저앉았습니다. 주저앉았던 어느 날에, 허송세월 하고 싶었습니다. 매일매일 퇴근하고 씻지도 않고 돼지우리 같은 방에서 멍하니 인스타 릴스만 넘기다가 잠들어 정오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 오만상을 찌푸리며 마지못해 출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아침에 핸드폰에 뜬 알림을 읽지도 않고 전부 밀어 없애고 있는데 이 구절이 난데없이 나타난 것입니다. 깜짝 놀란 눈동자는 순식간에 구절을 전부 읽어버리고 말았는데, 갑작스러운 그 등장은 소리로 변환되어 마치 당신이 내게 버럭 역정을 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구절이 귓가에 울려 퍼지듯 떠올랐습니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에게 참으리요 (마 17:17)".
여전히 억울합니다. 당신의 부르심, 나의 거룩함, 성령이 충만한 삶을 내가 바라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가요? 나는 당신이 서운하여 울었고, 당신은 내가 서운하여 탄식하셨을까요? 저버릴 수 없음은 나의 의지대로 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랬다면 나는 예전에 당신을 저버렸을 것입니다. 나의 영혼이 여전히 당신께 속하였기에, 나는 이 삶과 당신을 저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1. 오늘의 이 말씀이 내게 닿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2. 날씨가 따뜻해져 마음을 녹이고 삶의 의지가 되살아남에 감사합니다.
3. 출근 전과 퇴근 후에 영어 신문 읽기, 청소, 글쓰기 등으로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게으른 마음과 싸워 이기겠습니다.
4. 오늘의 절망을 털고 일어나 다시 어둠이 아닌 빛을 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