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겠습니다

글이 나의 어수선함을 닮아가는 중입니다

by글터지기

대리점 일을 혼자 감당하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틈이 날 때마다 종이바카라을 퇴고하고

각종 글쓰기 챌린지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카페를 준비하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 따라옵니다.

처음에는 하나였던 일이 어느새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지금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만큼 가지가 많아졌습니다.


욕심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일상이 글을 쓰는 것에는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하루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조금씩 넘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글 한 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하루 종일 하나의 장면을 붙잡고 생각했고,

한 문장을 고치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반면 요즘은 쓰고 싶은 이야기만 잔뜩 쌓여 있습니다.


흰머리 소년 이야기.

갔다 온 사람 둘 이야기.

오다가다 커피 바카라방을 만들어 가는 기록.

글 짓는 두부장수의 하루.


머릿속에는 수십 개의 장면이 떠다니는데,

정작 한 편의 글은 끝까지 집중하지 못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한 편을 제대로 쓰는 일에 몰입해 보는 경험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종이바카라 퇴고 줌 미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제를 나눠 보세요. 요일을 정해서 하루에 하나의 주제만 몰입을 해 보세요."


단순해 보이는 조언이지만 어쩌면 제게 가장 필요한 연습이 아닐까.

그렇다면 '해보자'.


작은 원칙을 하나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월요일은 자율주제

화요일에는 '갔다 온 사람 둘'을,

수요일에는 '글 짓는 두부장수'를,

목요일에는 자율주제,

금요일에는 '오다가다 커피 바카라방'이 조금씩 만들어지는 과정을,

토요일은 비워 두고,

일요일에는 '흰머리 소년'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시간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글아일체', 글과 나는 닮아간다.

욕심을 낼수록 방향을 잃고, 하나를 오래 바라볼수록 깊어집니다.


욕심이 늘어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흩날리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런 건방진 마음이 제 안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제법 쓰는 거고 남들에게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종이바카라 원고를 다시 퇴고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애써 '나'를 증명하려고 필요 없는 수식어를 잔뜩 늘어놓았다는 점입니다.


돌이켜 보면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누군가에게 증명하려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 일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순수함을 다시 찾아보려 합니다.

글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지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나를 포장하기 위해 늘어놓은 설명보다는

그 장면에 내가 떠올렸던 순간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글보다 제 삶을 닮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다시 종이바카라 원고를 살펴보겠습니다.

퇴근 후에는 '오다가다 커피 바카라방'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하루에 딱 하나에만 집중하고 몰입해 보겠습니다.


중구난방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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