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카페를 준비합니다
현업에서 은퇴하면 언젠가는 북 카페를 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해 왔습니다.
바카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바카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
언젠가는 그런 곳에서 하루를 보내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이었습니다.
꿈은 늘 '나중'이라는 말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리점 바로 옆에 오래전부터 눈여겨보던 공간이 비게 되었습니다.
지나갈 때마다 '여기라면 괜찮겠다.' 하고 생각만 했던 곳이었습니다.
그 공간이 비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마음지기와 여러 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이 망설였습니다.
"지금이 맞을까?"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질문을 수도 없이 주고받았습니다.
결국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작은 규모라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주변에서는 걱정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요즘 카페가 얼마나 많은데."
"괜히 시작했다가 고생만 하는 거 아니야?"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북 카페를 시작한다고 손님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바카라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작해 보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와 마음지기는 오래전부터 같은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노동만으로는 평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지금은 배송 노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이 있지만,
언젠가는 그 일도 내려놓아야 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 가서 처음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는 게 아닐까.
조금 이른 지금, 작은 경험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금처럼 계속 배송을 할 예정입니다.
북 카페는 마음지기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려고 합니다.
저는 새벽에 글을 쓰고, 낮에는 배송을 하고, 틈틈이 북 카페를 함께 채워갈 생각입니다.
친구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조금씩 모아 온 돈도 아낌없이 꺼내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두렵습니다.
잘 될 거라는 자신감보다 잘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훨씬 큽니다.
실패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글에서 써 왔던 이야기를 이제는 제 삶으로 증명해야 할 차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과를 알 수 없어도 한 걸음을 내딛고 경험으로 배우는 것.
그렇게 살아왔고, 글도 그렇게 써 왔습니다.
이번 북 카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빠르면 8월, 천천히 준비하면 9월쯤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이름도, 간판도, 인테리어도 정해진 것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돈을 많이 버는 공간이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누구나 편하게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카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아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한 권의 바카라을 펼칠 수 있는 공간.
저 역시 배송 노동을 마친 뒤 다시 글을 쓰러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이번 도전은 북 카페를 여는 일이 아니라,
은퇴 후의 삶을 조금 일찍 연습해 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몇 년 뒤, 오늘의 이 글을 웃으며 다시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적어도 "그때 한번 해 볼걸."이라는 후회는 남기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두려움과 떨림이 있을 '마음지기'와 같이 나아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