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과 회복탄력성
"건강한 체력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
이 말을 그저 의지의 부족함을 설명하는 문장쯤으로 여겼습니다.
마음만 단단하면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난 한 달을 돌아보니, 그 말이 얼마나 진실한 이야기인지 몸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동료가 떠난 뒤 혼자 대리점 일을 감당하며 하루하루를 버텨왔습니다.
아침 일찍 창고 문을 열고, 배송을 다니고, 물건을 정리하고,
발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 있었습니다.
단 하루도 달라지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몸은 생각보다 정직했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는 일조차 힘에 겨운 날이 많아졌습니다.
퇴근 후에는 바카라상에 앉는 것조차 큰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어렵게 자리에 앉아 종이바카라 원고를 펼쳐도 마음은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글을 읽고 있는데도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문장을 고치겠다고 몇 번이고 같은 페이지를 넘기지만,
눈만 글자를 따라갈 뿐 정작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곤 했습니다.
'이제는 혼자 다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걸까.'
한때는 밤을 새우고도 다음 날을 버텼고,
며칠 무리해도 금세 원래의 리듬을 되찾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하루의 피로가 이틀, 사흘씩 이어집니다.
회복 탄력성이라는 것이 어느새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너무 버티기만 하는 객기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참으라고, 조금 더 견디라고 스스로를 몰아붙인 건 아닐까.
정신력도 결국 체력 위에 세워진 집이라면,
기초가 흔들리면 아무리 좋은 생각과 의지도 오래 버티는 게 어려울 겁니다.
더 오래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습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의지가 아니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이 슬픈 것이 아니라,
나를 돌보지 않은 채 예전의 나만 붙잡고 사는 것이 더 슬픈 일입니다.
오늘도 새벽을 시작합니다.
뭔가 다른 방법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조만간, 사장과 논의를 다시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