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 Lovano - [Paramount Quartet]
2025년 앨범 [Homage]에서 조 로바노는 마르친 바실레프스키 트리오와 함께 'Homage'라는 곡을 필두로 ECM과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의 시간에 헌정했다. 이 곡은 원래 만프레드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공연에서 연주됐고, 그 영감을 트리오와의 호흡으로 연장시킨 것이다. 조 로바노는 이 곡을 구성함에 있어서 음표를 사용하지 않고 사건들의 연속에서 발생한 감정을 엮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얽매이지 않은 조성은 바실레프스키 트리오와 함께 더 많은 음악적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게 했고, 지미 쥐프리나 조지 러셀, 군서 슐러와의 음악적 연결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확장된 즉흥의 가능성은 이번 파라마운트 쿼텟에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바실레프스키 트리오와도 편성의 측면에서는 쿼텟이었지만 엄밀하게 보면 기존의 트리오의 방식과 조 로바노라는 연주자 개인의 방향성이 융화된 형태에 가까웠다. 파라마운트 쿼텟은 조 로바노가 [I'm All for You]나 [Quartets: Live at the Village Vanguard]에서 보여준 것처럼 조금 더 결속력을 지닌다. 멀그루 밀러-크리스찬 맥브라이드-루이스 내쉬, 행크 존스-조지 므라즈-폴 모티엔과의 연결을 거쳐 파라마운트 쿼텟에 도착한 것이다.
이 쿼텟은 이름처럼 조 로바노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이 쿼텟과 함께 도달한 지점이 특별하고 완전히 새로운 곳이라고 확신한다. 기타리스트 줄리언 라지와 베이시스트 아산테 산티 데브리아노, 그리고 드러머 윌 칼훈. 이들은 조 로바노와 함께 보다 자유롭고 섬세하고, 색다른 빛깔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쿼텟의 스튜디오 녹음은 2025년 2월 프랑스에서 이루어졌지만 그에 앞서 1월부터 유럽 투어를 진행했다. 줄리언 라지는 블루노트에서 발매하는 일련의 작업들로 더 확실하게 자기 음악의 영역을 만들고 있었고, 동시에 존 존이나 찰스 로이드와도 함께하며 전방위의 활약을 보여줬다. 아산테 산티 데브리아노는 자신의 밴드 아케스트라 벰베로 여러 세대와 스펙트럼을 종합하여 서아프리카 언어와 의식을 구현했다. 윌 칼훈은 록 밴드 리빙 컬러를 통해 펑크-메탈의 혼합적인 소리와 권력, 인종차별, 정체성의 맥락이 얽힌 음악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지평 위에 있는 연주자들이 조 로바노를 중심에 두고 만나 ‘결정적인 순간’을 만든다.
조 로바노는 베이스의 산티가 단순히 리듬을 형성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멜로디와 결합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고, 윌 칼훈과 함께 멜로디를 자아내는 듯한 대화를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리를 따라가게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소리가 바로 파라마운트 쿼텟의 음악이 되는 것이다(로바노는 이 접근을 두고 파로아 샌더스를 떠올렸다).
첫 트랙인 찰리 헤이든의 'First Song'에서 색소폰은 담담하게 멜로디에 접근한다. 힘을 뺀 블로잉은 솔로에서의 독백과 연결되면서 미세하게 질감을 부여하고, 이 질감에 남아있는 멜로디의 흔적을 줄리언 라지가 이어받는다. 그 역시 멀리 뻗어나가기보다 멜로디를 변두리에서부터 차분하게 엮는다. 웨인 쇼터가 빌리 홀리데이에게 헌정한 'Lady Day'에서는 줄리언 라지가 먼저 등장한다. 그는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조 로바노가 들어올 입구를 만든다. 줄리언의 'Emily'나 'Serenade'처럼 익숙하면서도 독창적인 서정에서 출발한 곡은 천천히 넓어진다. 아산테 산티 데브리아노와 윌 칼훈도 멜로디 안쪽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며 곡의 방향을 다잡는다. 화려한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설득력 있는 연주다. 핵심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꼭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는 걸 시간과 경험으로 아는 연주자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 로바노의 오리지널 곡 'The Great Outdoors'는 보다 긴밀한 상호 연주가 돋보인다. 드럼의 폭넓은 터치와 베이스의 유기적인 개입, 멜로디의 지속과 휴지를 통해 대화를 이끄는 조 로바노의 색소폰은 줄리언 라지의 응답과 만나면서 파장이 긴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더 내밀한 곳에서 만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