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글을 마치며
어느 날 서울 집에 곰팡이가 잔뜩 피어서 관리되지 않은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 사람이 살고 있었던 집에 왜? 도대체 왜? 저렇게 많은 곰팡이가...
곰팡이는 구석지고 음습한 데서 시작해서 멀쩡한 벽에까지 번졌다. 나의 짧은 휴가는 치우고 또 치우는데 받치고, 전문 업체에 요청해서 살균까지 하니 다시 새로운 벽이 되었다.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일과 글을 쓰고, 심지어 강의까지 하면서 내 젊은 청춘을 다 받치고 돌아서니 허전했다. 몇 년 지쳐버린 내 삶을 정비하려고 프로젝트와 상관없는 일에 기웃거려 봤으나, 내 삶에 배어버린 프로젝트 근성이나, 글 쓰는 습관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삶이 프로젝트화되어 있는 내 모습을 글로 써보기로 했다.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어 쓰다가 체력 바닥 쳐서 몸이 가출할 때까지.. 아직도 20대인 줄 알고 사는 나를 글로써 '애썼다, 이제 그만 느슨하게 살아도 된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려고...
좋은 곰팡이가 있을까? 어쨌든 나는 나쁜 곰팡이로 살고 싶지 않다. 또 글의 힘을 남용하지 않으려고 경험되지 않거나 실체가 없는 것을 주저리주저리 쓰지는 않는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글은 500-600자를 넘기지 않게 짧으면 짧을수록 좋고, 그래도 의도한 내용만 전달된다면...
공감하고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