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아이(境界の子) - 19화
오로라의 투명한 광채가 메인 돔 중심부를 오롯이 적시고 있었다.
중앙에 우주선의 하트 코어처럼 떠올라 회전하는 거대한 ‘차원 분리 장치’는, 그 자체로 현실과 가상 세계의 신경망을 이어주는 신성한 성역이었다. 장치 표면을 따라 수조 개의 실체화 코드가 아름다운 비단실처럼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 밑바닥에서는 돔 전체의 기계 장치들이 웅웅거리는 진동음과 함께 생명의 안착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리 님, 제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절대 의식을 놓으시면 안 됩니다."
케어는 차원 분리 장치 하부 생체 안정대의 제어판 단자 슬롯에 자신의 전술 포인터를 직결한 채, 마리의 눈동자를 정밀하게 응시했다. 케어의 손끝에서 주황색 데이터 입자들이 수만 갈래의 광선이 되어 마리의 전신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 빛은 마리의 척추 신경망을 포용하듯 감싸며, 뇌 세포를 탄화시키려 들던 오버클럭 노이즈를 결연하게 억누르고 있었다.
"케어… 님… 세호 씨의… 세호 씨의 온기가 느껴져요…"
생체 안정대 위에서 마리가 하얗게 질린 입술을 떨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녀의 배 위에는 여전히 세호가 소멸하며 남겨둔 주황색 데이터 잔향이 따스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세호의 33% 동기화 코드는 단순한 데이터 입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리의 자궁 안쪽으로 완벽하게 이식되어, 아이의 태동이 시작될 때마다 둔탁하고도 거룩한 주황색 빛의 결을 사방으로 내뿜었다. 세호의 영혼은 아이의 심장 박동 속에 살아 숨 쉬며, 두 세계를 정복할 신성한 거푸집이 되어 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맞습니다. 세호 씨는 마리 님과 저 아이 곁에 살아있어요."
케어가 마리의 차가운 이마에 맺힌 데이터 땀방울을 닦아내며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
"세호 씨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넘겨준 이 주황색 코드가, 아이의 생체 파동을 차원 분리 장치 메인프레임과 직결시키는 접착제가 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출산 공명이 시작될 겁니다."
쿠우우웅—!
그 순간, 중앙의 차원 분리 장치가 거대한 진공음을 내뿜으며 회전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장치 하부의 보조 광섬유 케이블 수만 개가 마리가 누워있는 생체 안정대 밑바닥으로 수놓아지듯 연결되었고, 오로라의 빛이 마리의 배 속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가상 세계와 현실 신경망을 분리하고 결착시키는 거대한 연산 회로가 가동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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