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보내는 추석

byIris Seok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누군가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새삼 한국이 추석 연휴임을 깨닫는다. 추석 연휴를 맞아 어디론가 놀러가거나 가족들을 만나는 지인들의 소셜미디어 피드를 통해 고립된 섬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


추석을 한국에서 보낸게 언제더라. 명절을 한국에서 보낸 건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 가족은 미국에 살며, 한국의 명절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았다. 특히 추석과는 더더욱 연이 없었다. 설날의 경우 다른 아시안 문화와도 겹치기 때문에 'Lunar New Year'로 해외에서도 이벤트가 열리지만, 추석은 우리나라만의 고유명절로 미국에서 별도 행사가 딱히 없다. (한인회, 노인회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있긴 하다)


한국에 있는 엄마, 아빠에게 추석 연휴를 맞아 안부 전화를 드렸더니, 너희가 없어 서운하다 하셨다. 만일 너희 가족이 한국에 있었으면, 왈가닥 손주들 때문에 집안이 시끌벅쩍했을 건데 너희 가족이 미국에 있으니 집안이 적막하다는 거였다. 남동생이 저녁에 부모님 집에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뭔가 셋이서는 명절 분위기가 안 나는건 매한가지일 터였다.


시부모님이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로나마 추석 안부를 전했다. 그러면서 괜시레 마음이 찌르르했다. 가족들 모두 한국에 있는데, 우리 넷이 낯선 곳에서 뭐하고 있나 싶어서.


해외에 사는 건 아무래도 운명의 영역인 것 같다. 나는 단 한 번도 미국에 사는 삶을 꿈꾼 적이 없지만, 삶이 이 방향으로 우리 가족을 이끌었다. 운명이랄 수밖에...


한국 명절에만 마음이 좀 멜랑콜리한가 하면, 그건 아니다. 미국 명절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특히 떙스 기빙데이처럼 미국의 긴 명절 연휴에는 찾아갈 부모님 집이 없는 이곳이 무척이나 황량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그 감정을 외면하고자 땡스기빙이 다가오면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곤 한다. 올해도 여행을 갈 예정이고.



올 겨울 아이들 겨울 방학을 맞아 한국에 갈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