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관점이 시도를 만들고 조직의 학습량을 결정합니다

by인사보이

코닥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만든 회사였습니다. 디지털의 미래를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필름과 인화지가 만들어내는 수익이 너무 컸습니다. 알고 있었지만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고, 결국 자신이 처음 만든 기술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밀려났습니다.


노키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변화의 가능성을 몰랐던 것이 아닙니다. 당시 노키아는 세계 1위였고, 거대한 조직과 기술, 공급망이 이미 구축돼 있었습니다. 그 성공의 크기가 그대로 전환의 무게가 되었습니다.


반대편에 애플이 있습니다. 2007년 아이폰을 내놓을 때 아이팟은 여전히 잘 팔리는 제품이었습니다. 아이폰이 성공하면 아이팟 시장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출시했습니다.


많이 알려진 사례들이지만 메시지는 여전히 무겁습니다. 현재를 선택한 조직은 자리를 내주었고, 변화를 선택한 회사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AI 시대입니다. 모든 면에서 대격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면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가능성을 먼저 보는 쪽이 있고, 부족함을 먼저 보는 쪽이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에 문제가 많다.” “써봤는데 별거 없더라.” “지금 방식이 더 효율적이다.” 이런 문제 제기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변화에는 검증과 비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변화의 초기에 새로운 방식이 기존 방식보다 부족해 보이는 것은 당연한 과정입니다. 익숙하지 않고, 시행착오가 많고, 당장의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그래서 현재의 기준만으로 판단하면, 변화는 언제나 불리합니다.


문제는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특히 리더의 생각은 전염성이 강합니다. 구성원은 리더의 말을 신호로 읽습니다. 리더가 "그거 해서 뭐가 달라지냐"고 한마디 하면, 그 주제는 그 조직에서 꺼내기 어려운 일이 됩니다. 회의에서 반대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모두가 동의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리더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의 냉소는 그렇게 조직의 기준이 됩니다. 더 어려운 것은 이런 판단이 대개 사실에 근거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새로운 방식은 아직 부족하고, 기존 방식이 더 빠른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에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조직은 생각만큼 움직이지 않습니다. 현재의 업무 방식과 인력 구조, 평가 기준과 시스템은 잘못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성과를 만들어온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변화의 대상은 실패한 과거가 아니라, 우리를 성공시켜온 현재입니다.


그래서 변화에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완전히 검증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아직 부족하고 불확실하더라도 가능성을 보고 방향을 정할 것인지입니다. 변화의 초기에는 판단 기준 자체가 달라야 합니다. 성과가 아니라 학습입니다.


변화를 선택한 조직만이 시도할 수 있고, 시도한 조직만이 학습할 수 있습니다. 시도하면서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알게 됩니다. 어떤 업무를 바꿔야 하는지, 어디에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지, 어떤 방식이 우리 조직에서 작동하는지에 대한 맥락이 쌓입니다. 그 학습이 반복되면서 결국 그 조직만의 역량이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기다린 조직에는 시행착오가 없습니다. 실패도 적지만 학습도 남지 않습니다. 몇 년 뒤 더 나은 기술이 등장했을 때 차이는 여기서 드러납니다. 한쪽은 처음부터 배워야 하고, 다른 한쪽은 이미 자신의 업무와 조직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다만 기술의 격차보다 큰 것은 학습의 격차입니다. 미래는 불확실함 속에서도 변화를 선택하고, 그 이후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누구보다 많이 학습한 조직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리더가 변화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입니다.


리더의 관점이 구성원의 시도를 만들고, 그 시도의 총량이 결국 조직의 학습량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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