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는 조직 운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일 요소 중 하나. 조직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일은 사람이 함. 인간의 행동을 가장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장치가 보상임. 그래서 인센티브는 잘 설계되면 약이 되고, 잘못 설계되면 독이 됨. 문제는 이 약과 독의 경계가 생각보다 얇다는 것.
1. 잘못된 인센티브는 정확히 보상한 대로 작동함
인센티브 설계의 고전적인 실패 사례 두 가지가 있음.
하나는 코브라 일화
식민지 시절 인도 델리에서 코브라를 줄이려고 죽은 코브라에 현상금을 걸었더니, 사람들이 현상금을 노리고 코브라를 사육하기 시작. 보상을 없애자 쓸모없어진 코브라를 풀어버려 개체 수가 오히려 늘었다는 이야기. 잘못된 인센티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다른 하나는 죄수 호송 사례.
18세기 말 영국은 죄수를 호주로 수송하는 선박에 태운 죄수 수를 기준으로 운송비를 지급. 죄수가 살아서 도착하든, 죽어서 도착하든 운송업체의 수익은 같았음. 남은 식량을 팔 수 있으니 오히려 적게 살아남을수록 이익인 구조. 어떤 배는 항해 중 사망률이 37%에 달했음. 해법은 단순했음. 배에 태운 죄수 수가 아니라 살아서 도착한 죄수 수에 따라 보상하기 시작함. 그러자 사망률은 극도로 낮아짐. 사람들이 갑자기 선해진 것이 아님. 보상의 기준이 바뀌었을 뿐.
두 사례의 교훈은 같음.
인센티브는 우리가 의도한 대로가 아니라, 정확히 보상한 대로 작동함.
2. 결과에 보상하면 무엇이 성공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음
많은 조직이 결과와 성과를 같은 것으로 생각함. 하지만 둘은 다름. 결과는 매출, 이익, 점유율처럼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숫자임. 반면 성과는 그 결과를 만들어낸 활동과 행동임. 문제는 결과가 생각보다 많은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시장 상황이 좋았을 수도 있고, 경쟁사가 실수했을 수도 있으며, 운이 좋거나 타이밍이 맞았을 수도 있음.
결과에만 인센티브를 연동하면 무엇이 성공의 원인이었는지 알 수 없음. 그래서 인센티브의 목적은 단순히 좋은 결과에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행동을 강화하는 것임. 매출이라는 결과보다 신규 고객 확보, 재구매율 향상, 고객 문제 해결 같은 성과가 더 중요할 수 있음. 그래야 조직이 무엇을 반복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음.
3. 인센티브는 반드시 복기되어야 함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더 있음. 우리가 보상한 행동이 정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설계 시점에 완벽히 알 수 없음. 그래서 인센티브는 설계보다 복기가 중요. 회사가 보상한 성과 지표가 실제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는가. 아니면 숫자만 채우고 끝났는가. 우리가 강화한 행동이 정말 고객 가치와 연결되었는가. 이 질문을 반복해야 함.
복기가 없으면 의미 없는 활동에 계속 보상하면서도 그것이 잘 작동한다고 착각하게 됨. 잘못된 인센티브가 위험한 이유는 틀린 채로도 한동안은 성공처럼 보이기 때문임.
4. 인센티브는 조직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메시지
그래서 인센티브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를 줄 것인가"가 아님. "무엇에 보상할 것인가"임. 조직의 핵심 가치의 준수일 수도 있고, 고객 가치 제고일 수도 있음. 협업에 공헌한 사람일 수도 있고, 특정한 핵심 활동일 수도 있음. 무엇에 보상하는가는 조직이 구성원에게 보내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임.
말로는 협업을 강조하면서 개인 실적에만 보상하면 사람들은 협업이 아니라 경쟁을 선택함. 말로는 장기 성장을 이야기하면서 단기 숫자에만 보상하면 사람들은 장기보다 단기를 선택함. 사람들은 말하는 것을 믿지 않음. 실제 보상하는 것을 믿음.
인센티브는 제도이기 이전에 메시지임. 잘못 설계된 인센티브가 독이 되는 것은 사람들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정확히 설계된 방향으로 사람을 움직였기 때문. 인센티브 설계는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문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