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에서 가장 위험한 건 사람을 좋게 보는 능력
AI가 이력서, 자기소개서, 면접 답변까지 매끈하게 다듬어주는 시대. 준비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쉬워지고, 진짜 잘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것은 더 어려워짐. 면접관에게 필요한 역량도 달라짐.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보다, 좋아 보이는 사람을 착각하지 않는 능력이 더 중요.
1. 우리는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를 투영함
면접은 생각보다 객관적이지 않음.
말 잘하는 사람=일 잘할 것 같은 착각
자신감 있는 사람=리더십 있어 보이는 착각
우리와 잘 맞는 사람=성과 낼 것 같은 착각
많은 면접관이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대하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경우가 많음. 첫인상 5분 안에 결론을 내리고, 이후 시간은 검증이 아니라 확증으로 흐르기 쉬움. 일종의 긍정 편향. 좋아 보이는 신호는 키우고, 불편한 신호는 줄여서 해석함. 그래서 면접에서는 “왜 좋아 보이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무엇을 놓치고 있을 수 있는가”를 함께 봐야 함.
2.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인가를 봐야 함
실제 조직에서 문제 되는 사람은 단순히 일을 못하는 사람이 아님.
바카라임을 회피하는 사람
학습하지 않는 사람
피드백을 방어적으로 받는 사람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사람
말만 있고 실행하지 않는 사람
이런 부분은 이력서에 잘 드러나지 않음. 대부분의 면접은 "무엇을 했는가"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임.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갈등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
피드백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지난 회사에서 퇴사한 사유가 우리 회사에 적용되지는 않는가
사람은 반복 패턴을 가짐. 남 탓과 환경 탓이 반복되는 사람, 모든 성과를 자기 중심으로 설명하는 사람, 실패 경험에서 자기 바카라임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 이런 패턴은 우연이 아니라 행동 습관에 가까움. 채용은 가능성을 보는 일이면서, 동시에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확인하는 일임.
3. 좋은 면접은 사람을 좋게 보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검증하는 것
많은 면접관이 좋은 점 발견 = 좋은 면접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실제 좋은 면접은 리스크를 검증하는 면접에 가까움. 리스크를 본다는 것이 후보자를 의심하라는 뜻은 아님. 좋은 점을 발견했을 때, 그 좋은 점이 언제 약점이 될 수 있는가까지 함께 보는 것임. 강점만 보는 면접은 절반의 면접일 뿐.
4. 면접관의 평가도 평가해야 함
대부분의 조직은 후보자는 평가하지만 면접관의 평가는 평가하지 않음. 채용 결과는 보지만 채용 결정 과정은 돌아보지 않음. 합격자는 검증하지만 면접관의 판단 오류는 검증하지 않음. 그래서 같은 실수가 반복됨.
말 잘하는 사람을 일 잘하는 사람으로 착각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줌
첫인상이 좋으면 이후 답변도 좋게 해석함
분명 부족한 신호를 봤지만 “그래도 괜찮겠지”라고 넘김
좋은 채용을 하려면 채용 이후도 봐야 함.
채용 6개월 뒤 면접에서 본 강점이 실제로 나타났는지
면접에서 우려했던 리스크는 실제 문제가 되었는지
면접관별 평가와 입사 후 성과가 어느 정도 일치했는지.
이런 회고가 있어야 면접관의 판단도 성장함. 좋은 채용은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일이면서, 동시에 나쁜 판단을 줄이는 일임.
5. 면접은 후보자를 보는 동시에, 내 판단을 확인하는 자리
좋은 사람은 반드시 말이 유창하거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드러나지 않음. 면접에서 가장 인상적이지 않았던 사람이 입사 후 가장 신뢰받는 사람이 되기도 함. 반대로 탁월해 보여 채용한 사람이 실제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음.
결국 면접은 후보자를 보는 자리가 아님.
내가 후보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의심하는 자리임.
좋은 사람을 뽑는 일은 사람을 좋게 보는 일이 아님.
좋아 보이는 사람을 잘못 보지 않는 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