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업무 처리량이 에이전트 처리량의 합이 되는 시대』
개인이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지금까지 우리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으로 살았습니다. 아무리 유능해도 보통 하루 8시간, 동시에 한 가지 일. 유능함의 차이가 있어도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업무 처리량 = 그 사람의 일의 크기.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이 전제가 깨집니다. 이제 개인은 여러 에이전트를 상시로 운영합니다. 한 사람의 업무 처리량 = 자신이 운영하는 에이전트들의 처리량의 합이 됩니다. 단순히 AI를 잘 쓰는 사람이 일을 빨리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일을 바라보는 단위 자체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개인은 자기 일을 시간 단위로 관리했습니다. 오전엔 이걸 하고, 오후엔 저걸 하고, 내일은 다음 걸 한다. 한 번에 한 트랙.
앞으로 개인은 자기 일을 트랙 단위로 관리하게 됩니다. 내가 잠든 사이에도 어떤 에이전트는 시장 데이터를 모으고 있습니다. 내가 회의에 들어간 사이에도 어떤 에이전트는 내 보고서를 다듬고 있습니다. 내가 다른 일에 집중하는 사이에도 어떤 에이전트는 메일을 분류하고 답신 초안을 만들어 놓습니다. 내가 신경 쓰지 않는 동안에도 어떤 에이전트는 내 사이드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를 준비합니다.
내 시간이 멈춰도, 내 일은 멈추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 개인의 운영 모델이 회사를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회사가 여러 팀을 동시에 굴리듯, 한 사람이 여러 트랙을 동시에 굴립니다. 본업, 사이드 프로젝트, 글쓰기, 학습, 네트워킹. 예전엔 시간을 쪼개 돌아가며 했던 일들이, 이제는 각자의 에이전트를 두고 병렬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되면, 개인이 잘해야 하는 일도 바뀝니다. 예전에는 자기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이 유능했습니다. 시간 관리가 생산성의 핵심 요인이었죠. 앞으로는 자기 에이전트들을 잘 운영하는 사람이 유능해집니다.
내가 직접 처리할 일과 에이전트에게 맡길 일을 설계하는 능력.
어떤 트랙을 새로 열고 어떤 트랙을 닫을지 정하는 판단.
각 에이전트가 만들어 낸 결과물 중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버릴지 정하는 기준.
에이전트들이 만들어내는 속도 안에서 흔들리지 않을, 자기만의 방향.
개인으로 일하는 능력과는 종류가 다릅니다.
작은 조직을 운영하는 능력입니다.
개인의 격차도 다른 형태로 벌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격차는 누가 더 많이 아는가, 누가 더 빨리 하는가에서 났습니다. 앞으로의 격차는 누가 더 많은 트랙을 동시에 운영하는가에서 납니다.
한 사람이 한 가지 일을 잘하는 시대에서,
한 사람이 여러 트랙을 동시에 굴리는 시대로.
개인은 점점 작은 회사를 닮아갈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그 회사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할지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개인 역량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