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상위 노출과 작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SEO에서 LLMO·GEO로, 시밀러웹이 전하는 AI 시대 마케팅 판도

by조인후

이번 발표장을 찾은 데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 올해 해외 화장품 박람회에서 리테일 바이어 미팅을 준비하며 유통 플랫폼 데이터를 분석해 주는 툴을 유용하게 썼기 때문이다. 당시 플랫폼 내 인기 브랜드와 이용자 행태를 미리 파악해 둔 덕분에 미팅을 훨씬 여유롭고 깊이 있게 이끌 수 있었다.


"요즘 K-뷰티 반응이 좋다"라는 상투적인 말 대신, 데이터 기반으로 핵심을 정확히 짚어내며 실질적인 대화를 나눈 것이다.


그렇게 실전에 큰 도움이 되었던 솔루션이 시밀러웹이었다. 그때 경험한 데이터의 가치가 워낙 컸기에, 시밀러웹이 AI 검색 시대는 또 어떻게 측정해 낼지 기대감을 품고 현장을 찾았다.


시밀러웹(Similarweb)의 스즈키 미유키 Market Intelligence Director와 송경모 Sales Manager가 무대에 올랐다. 두 연사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소비자가 정보를 탐색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60803_143201.jpgMax Summit 2026,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조인후


AI 이용량의 폭발적 급증과 검색 패러다임의 변화


과거 소비자는 운동화를 구매할 때 네이버나 구글 검색창에 '러닝화 추천'이나 '발볼 넓은 러닝화' 같은 단편적인 키워드를 입력했다. 검색엔진이 나열해 주는 수많은 링크를 일일이 클릭해 비교하는 방식이 오랫동안 정보 탐색의 표준이었다. 그러나 ChatGPT나 Gemini 같은 생성형 AI 챗봇이 보편화되면서 기존 검색 습관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소비자는 이제 자신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사람에게 말하듯 길고 맥락이 포함된 대화형 문장으로 질문을 던진다.


실제 시밀러웹의 트래픽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글로벌 시장 대비 한국은 폭발적인 AI 성장세를 보이며, 2024년 5월 이후 탑 5 AI 챗봇의 사용량이 배 이상 급증한 반면 기존 탑 2 검색엔진의 이용량은 정체하거나 감소세를 기록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전환율(Conversion)이다. 호텔, 교육, 법률처럼 구매 전 다각도로 정보를 비교 분석해야 하는 관여도 높은 산업군에서 ChatGPT를 통해 유입된 리퍼럴 트래픽은 기존 디지털 마케팅 채널보다 훨씬 높은 전환율을 나타냈다. AI가 사용자의 상황에 맞춘 대화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긴 체류 시간과 깊은 신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image.pngMax Summit 2026,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조인후


SEO의 한계와 LLMO·GEO라는 새로운 마케팅 표준


기존 디지털 마케팅의 성패는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 목록 상단에 브랜드 웹사이트를 노출시키는 SEO(검색엔진 최적화)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AI 검색 시대의 도래는 기존 SEO의 한계를 극명히 드러낸다. AI가 소비자의 검색 여정을 중간에서 흡수하면서, 웹사이트로 직접 유입되는 파란색 링크 클릭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검색엔진의 상위 랭킹을 다투는 대신, AI 챗봇의 대화 속으로 진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맞춰 등장한 개념이 바로 LLMO(Large Language Model Optimization, 대형언어모델 최적화)와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생성형 엔진 최적화)이다. LLMO가 ChatGPT, Gemini, Perplexity 같은 AI 모델이 우리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고 긍정적인 '지식'으로 학습하도록 만드는 작업이라면, GEO는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순간 우리 브랜드나 제품을 직접 언급하고 추천하도록 콘텐츠 구조를 최적화하는 전략을 뜻한다.


결국 브랜드가 AI 답변의 추천 목록에서 배제되거나 부정적인 정보로 노출된다면, SEO에 아무리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도, AI 추천 목록에서 빠진다면 잠재 고객을 그대로 경쟁사에 빼앗기게 된다. 이제 기업 마케팅의 우선순위는 포털 사이트 상위 점유에서 AI 생태계 내 가시성 확보로 이동해야 한다.


image.pngMax Summit 2026,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조인후


AI의 선택을 받는 콘텐츠 구조와 자가 진단법


발표장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프롬프트 예시가 제시되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러닝화 온라인 구매가 불안한데, 온라인으로 주문하려면 어떤 기준 발 길이/발볼을 재고 선택해야 하나요?" 같은 질문이다. AI는 화려하게 잘 꾸며진 브랜드 카지노 게임보다는, 질문 의도에 즉각 답을 주고 착용감, 쿠셔닝, 구매 전 체크포인트 등이 체계적인 단락과 목록으로 잘 정리된 콘텐츠를 우선 인용한다. 실제로 운동화 N사의 경우, 특정 러닝화 프롬프트에 대해 제미나이에서 55% 확률로 언급되는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는 AI에게 제대로 읽히고 있을까? 현장에서 제시된 기준을 바탕으로 '3단계 자가 진단'을 실행해 볼 수 있다.


대화형 프롬프트 테스트: "발볼 넓은 사람을 위한 마라톤화 추천해 줘"처럼 구매 직전의 구체적인 상황 질문을 AI에게 입력하여 우리 브랜드의 언급 여부와 평가 톤앤매너(긍정/부정)를 확인한다.


주소 구조 점검: AI는 정리가 안 된 웹페이지를 신뢰하지 않는다. 자사 사이트 주소가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문자나 세션 ID로 뒤엉켜 있다면 AI가 수십 초 동안 수집을 시도하다 포기하고 아예 읽지조차 못할 확률이 높다.


인용 출처 역추적: AI가 제시한 참고 출처 링크를 눌러 자사 공식 몰이나 깊이 있는 FAQ 콘텐츠로 연결되는지, 아니면 경쟁사 정보에 도배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image.pngMax Summit 2026,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조인후


120일 성과 로드맵과 데이터 기반의 GEO 감사 체계


자가 진단을 넘어 시장을 정확히 점유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GEO 감사(Audit)'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GEO 감사는 수천 개의 프롬프트에서 우리 브랜드의 언급 비율(AI Share of Voice), 인용 감성, 기술적 읽기 가능 여부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데이터 작업이다.


성공적인 GEO는 세 가지 핵심 축이 동시에 구동될 때 완성된다. 먼저 자사 사이트(On-site)에 AI가 인용하기 좋은 FAQ 형태의 깊이 있는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 동시에 기술적 구조(Technical)를 다듬어 AI 크롤러가 웹사이트를 원활하게 읽어갈 수 있게 길을 터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뉴스나 커뮤니티 같은 외부 생태계(Off-site)의 평판을 관리해 AI가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학습하도록 만드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image.pngMax Summit 2026,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조인후


무작정 콘텐츠만 쌓는다고 해서 AI 가시성이 저절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확한 GEO 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첫 한 달간 기술적 오류와 URL을 바로잡고, 2개월 차부터 고품질 콘텐츠와 외부 평판을 쌓아 올리면 90일에서 120일 사이에 AI 인용 수와 가시성이 급상승하는 뚜렷한 곡선을 그리게 된다. 해외 박람회 미팅 전 데이터를 분석하고 바이어를 설득했듯, 디지털 마케팅 역시 AI 생태계 내 브랜드 가시성 데이터를 손에 쥔 자가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AI가 우리 브랜드를 스스로 추천하게 만드는 GEO 감사와 실행 체계야말로 AI 시대를 맞이한 기업들이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할 핵심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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