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은 1-4 패배로 끝났습니다. 경기 결과보다 눈길이 갔던 것은 패배 이후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실패를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조직이 실패를 마주했을 때 리더에게서 흔히 듣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제 바카라임입니다.” 누군가는 바카라임을 진다는 명분으로 팀을 떠나기도 합니다. 물론 사과하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도 바카라임지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바카라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인 사이의 다툼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상대가 화가 났을 때 “다 내 잘못이야. 미안해”라는 말로 상황을 넘기려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사과의 반복이 아니라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리더의 바카라임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루과이전 패배 후 모레노 감독은 팬들에게 사과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경기에서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자신의 판단을 되짚었고, 후반에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변화를 줬는지 설명했습니다. 특정 선수에게 바카라임을 돌리기보다 팀의 구조에서 문제를 찾고 다음을 위한 개선 방향도 이야기했습니다.
이것이 모레노가 좋은 리더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 번의 인터뷰만으로 한 사람의 리더십을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그가 실패에 대응한 방식에는 리더가 위기를 마주했을 때 생각해 볼 지점이 있습니다.
리더십의 본질은 실패하지 않는 데 있지 않습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결정하는 리더라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명확히 인식하고, 원인을 구성원과 공유하며, 이를 바로잡을 대안과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바카라임지겠다”는 말과 진심 어린 사과는 바카라임의 시작입니다. 리더의 진정한 바카라임은 그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바꾸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로 증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