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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기

by재인

노는 날이 많던 10월.


바쁘게 달리다 문득 멈춰 서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여백 앞에 서면 익숙지 않은 당혹감이 밀려온다.

이 한가한 시간을 과연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혼자 있는 방안이 유난히 조용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동안 세상의 소음과 타인의 기대에 발맞추느라

내 진짜 목소리를 잊고 살았기 때문이리라.

누군가의 속도에 맞추어 쉼 없이 달려온 탓에,

정작 온전히 나 혼자 남겨진 적막이 어색했던 것이다.


지난 주말은 조금 달랐다.

옷장을 정리하고,

묵은 짐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방안을 구석구석 쓸고 닦는 단순한 손길 속에서 비로소 마음의 결도 차분히 가라앉았다.


모든 정리를 마치고 문득 돌아본 어두워진 방.

그곳에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살았던 은은한 빛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왜 어두워지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했을까.

밤이 오는 것,

혹은 혼자가 되는 것을 불안해하며 어떻게든 환한 빛과 북적임으로 방안을 채우려고만 애썼다.


처음에는 혼자만의 시간이 덩그러니 남겨진 낭비처럼 느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무력감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고요 속에 조금 더 오래, 묵묵히 머물다 보면 비로소 알게 된다.

그 적막 속은 빈 공간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가면을 벗어던지고

오직 '너'라는 내면의 진짜 나와 마주하는 자리라는 것을.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그 시간 속에는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가장 나답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내가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어둠은 두려움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품어주는 가장 아늑한 품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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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명랑하게, 마음은 언제나 진심으로. 완벽하지 않은 삶을 긍정하며, 제가 겪는 성장과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을 글로 옮깁니다. 다정한 문장을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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