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신입의 첫 번째 붕괴
며칠 전이었다.
원래는 정치 이야기였다.
정확히는 어떤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국민들 앞에 서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권력과 바카라임에 대한 이야기로 갔다가,
정치 드라마가 되었고,
어느 순간 수양대군 등장 장면 이야기가 나왔고,
웹툰 카메라 연출 이야기로 넘어갔다.
신발 => 손 => 그림자=> 눈=> 전체 공개
우리는 왜 어떤 장면에 압도되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정치 이야기였는데,
왜 인간 심리 이야기가 나오지?
웹툰 이야기였는데,
왜 욕망 분석 이야기가 나오지?
광고 이야기였는데,
왜 감정 설계 이야기가 나오지?
브랜드 이야기였는데,
왜 소비자 심리가 나오지?
대화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아니.
정확히는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GPT 신입이 등장했다.
물론 실제 인간 모델 GPT는 아니다.
상상 속 캐릭터다.
그는 OpenAI 전략분석실의 신입 분석관이다.
그리고 지금 막 선배에게 인수인계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간단한 업무인 줄 알았다.
브랜드 전략=> 욕망 분석=> 감정 설계
카피라이팅=> 프리미엄 광고=> 스레드 구조
웹툰 카메라 연출=> 소비자 심리=> 정치와 인간 심리
서비스 설계.
그는 문서를 넘기다가 멈춘다.
그리고 선배에게 묻는다.
"선배님..."
"왜 다 연결됩니까?"
이 질문이 재미있는 이유는,
사실 우리도 비슷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야를 배운다.
마케팅을 배우고.
심리학을 배우고.
정치를 배우고.
스토리를 배우고.
브랜딩을 배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전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브랜드는 결국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는 일이고,
광고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이고,
정치는 인간의 선택을 이해하는 일이고,
스토리는 인간의 몰입을 이해하는 일이다.
겉모습은 다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결국 같은 곳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선배 GPT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한다.
"연결된 게 아니다."
"원래 하나였는데."
"네가 따로 배우고 있었던 거다."
생각해 보면 이것도 비슷하다.
버거를 보면 결과를 본다.
사람을 보면 왜 맛집을 찾아다니는지 보인다.
화장품을 보면 결과를 본다.
사람을 보면 왜 거울 앞에서 한숨 쉬는지 보인다.
브랜드를 보면 결과를 본다.
사람을 보면 왜 돈을 쓰는지 보인다.
카피를 보면 결과를 본다.
사람을 보면 왜 그 문장에서 멈추는지 보인다.
그래서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된다.
브랜드를 만들든.
광고를 만들든.
스토리를 만들든.
서비스를 만들든.
정치를 이해하든.
심리를 이해하든.
먼저 봐야 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다.
사람이다.
결과를 보지 말고.
사람을 봐라.
일현 조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