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소설, 자몽 살구 클럽

: 한로로의 뮤직 소설

by모현주




오랫만에 서점에서 바카라들을 주문했다. 그 중 한 권이 바로 한로로님의 자몽 살구 클럽이었다. 사실 요즘은 밀리의 서재 구독으로 읽는 경우도 많아서 전자바카라 구매도 많이 안하는데 실용서 아닌 종이바카라은 간만이다.


이 바카라이 출간되고 한 달 뒤에 EP 앨범이 발매 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들이 있는데 (나도 작년에 비슷한 시도를 했다), 미니 앨범이 바카라 OST이거나 아니면 뮤직 비디오 대신 뮤직 소설을 쓰는 방식.


나처럼 음악을 들을 때 제목과 가사를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방식을 꽤 환영할 것이다. 이들에게 노래는 하나의 텍스트이니까. 최근 싱어송라이터 장르의 부상에 발 맞춰 노벨 위원회는 문학상을 밥 딜런에게 수여하기도 했다.


자몽 살구 클럽 초반부를 읽기 시작할 때, 이 소설이 힐링 소설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뭔가 절망적인 상황이 나오고 드라마틱한 장면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힐링의 장소와 모임을 발견하게 되는 법칙이 어김없이 발견되었다.


조금 특이한 것은 학교물이라는 것이었다. 학교 내 비공식 동아리인 자몽 살구 클럽은 자살하지 않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십대 소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암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소녀 가장이 되었는데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하고,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리거나, 모범생의 틀 안에서 자녀를 키우려는 부모의 통제와 체벌 등으로 병들어간다.


한로로는 실용음악과 출신이 아니라 국문학과 출신이다. 이번 작품이 자신의 전공을 제대로 살린 첫번째 시도라고 하는데, 사실 그녀는 데뷔곡 성공에서부터 전공을 너무 잘 살리고 있었다. 마음을 건드리는 시적인 가사들이 잘 들려오는 인디락이 특징이니까.


바카라을 읽으면서 그녀가 참 세밀한 관찰과 묘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가사에서도 도드라지는 특징이기도 하다. 국문과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트레이닝 중 하나가 아닌가! 그리고 뭔가 한국 문학의 계보를 잘 학습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힐링 판타지까지는 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중반부터는 많이 슬픈 부분도 있고, 특히 결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멋진 문학적 법칙에 있어서는 가능한 선택지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십대들의 갈등은 한국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다시금 들었다. 가족 밖 안전한 공간이 자몽 살구 클럽 외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었다.


자몽 살구 클럽은 학교 음악실의 보관실에 위치해 있었다. 학교에서 이들을 지지해준 거의 유일한 어른은 음악 선생님이기도 했다. 이 힐링 소설의 힐링 장소는 그러니까 사실 음악이었고 노래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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