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에 머리숱도 많은 편이라 매달 미용실에 간다. 커트 시기를 놓쳐버리면 그야말로 사자머리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내 평생 긴 머리는 20대 중반이 마지막이었고, 이후로는 머리를 기르지 않았다. 짧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려면 매달 미용실에 가야 하는 부지런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달이라는 시간의 기준점을 미용실 예약으로 기억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커트하러 자리에 앉았더니 원장이 한참이나 덥수룩해진 내 머리를 훑었다. 안쪽까지 꼼꼼히 살피더니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리곤 제안했다. 이제 더 버티지 말고, 새치염색을 하는 게 어떠냐고 말이다. 아, 올 것이 왔구나. 이젠 누가 봐도 나의 흰머리는 수두룩 빽빽이 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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