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처음이자 영원한 친구, 나의 가장 오래된 사랑에게
내가 어쩌다 이렇게 못난 사람이 되어버렸을까. 나는 언제 이렇게 비겁한 사람이 되었던 걸까. 어느 순간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 아니면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다신 하지 않겠다고 꼭꼭 다짐했던 것들은 쉽사리 깨어져 버렸고, 그것에 스스로 상처받은 나의 모습이 초라하다.
언니를 생각한다. 유난했던 나의 어린 시절과 그것에 큰 피해를 보았음에도 오히려 나를 생각해 주던 작은 뒷모습이 떠오른다. 나의 손을 잡고 세상 밖으로 이끌어주던, 타인과 함께하는 법을 잊은 나에게 차근차근 그 방법을 다시 알려주려 노력하던 그 눈빛을 기억한다. 먼저 경험한 언니와 함께한 수많은 처음이 모여 점차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다시 가족을 신뢰할 수 있었다. 내가 실수하고 잘못을 해도 용서하고 다시 기회를 주는 언니는 나를 많이 성장하게 했고, 세상과 존재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커지게 해주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처럼 죽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아니, 그 시기가 아주 길었다. 죽고 싶었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고 아무도 날 알지 못하길 원했고 자고 일어나면 다시는 깨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몇 날 며칠이고 시간을 보냈다. 죽고 싶어서 사실은 죽고 싶지 않아서 발버둥 쳤다. 세상을 원망하기도 하고 나를 원망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원망했다.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고 차라리 기억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위해 애쓰던 언니를 생각한다. 나는 살아가기를 선택했다.
이런 우리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걸까. 기억 저편에 있던 일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다. 나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걸까. 나는 여전히 제자리에 있었던 걸까. 왜 나는 언니에게 쉽사리 못된 말들을 내뱉었던 걸까. 왜 언니의 희생과 언니로부터 받은 것들을 어느새 기억의 심해에 두었던 걸까.
나는 언니가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언니의 일상이 편안하기를, 언니가 마음속 소망을 찾아 이루며 행복하기를 바란다. 언니가 안전하기를, 건강하기를 바란다. 언니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언제나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박했다. 나는 언니가 싫어하는 언니의 모습을 좋아한다. 언니의 다정함을 좋아한다. 가끔 매서운 말을 해도, 그것에 가려지지 않은 언니의 다정함을 본다. 언니만의 유머 코드도, 스스로는 모르는 멋진 마음도, 언니가 싫어하곤 하는 자신의 밝은 미소도,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고민을 토로하는 모습도, 가끔은 유치해 보여도 자신의 고민에 진지한 모습도, 언니의 성격도, 언니는 언제나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언니는 강하다. 언니는 수풀이 우거진 길을 먼저 헤쳐가 나에게 잘 닦인 길을 걷게 해준 사람이었다. 언니는 늪에 빠져도 어떻게 해서든 버티며 해결바카라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언니는 그런 사람이다.
언니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 바다를 닮았다. 언니를 떠올릴 때면 숲과 맞닿아 있는, 밝게 비치는 햇빛을 받아 윤슬이 가득한 바다를 떠올린다. 또, 아름다운 석양이 비치는 바다를 떠올린다. 언니는 자유로운 파도를 닮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닮았고, 반짝이는 윤슬을 닮았다.
언니는 언제나 나를 응원했다. 내가 나의 모습에, 나의 글에, 나의 모든 것에 자신감이 없어도 언니는 언제나 나의 1호 팬이 되어 나를 북돋았다. 현명하고, 지혜롭고, 바보같이 착한 우리 언니. 언니는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다. 언니는 언니 그대로도 충분한 사람이다. 언니가 원하는 건 이미 언니 안에 있다. 언니와 만나게 된 행운에 감사하다. 나도 언제나 언니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