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妙) 인터넷을 보다가 이상한 중고거래 글 하나를 만났다.
묘(妙)
인터넷을 보다가 이상한 중고거래 글 하나를 만났다.
제목은 단순했다.
"와이프 팝니다. 급매입니다."
보통 이런 글은 몇 줄 읽고 넘긴다.
그런데 이상하게 손가락이 멈췄다.
사정상 급매합니다.
예식장에서 구입했습니다.
구청에 정품 등록을 했지만 명의를 양도해 드리겠습니다.
마음이 바다 같은 줄 알았는데 잔소리가 심하고 만족감도 떨어집니다.
사용설명서는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읽어봐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덤으로 장모도 드립니다.
읽고 나서 웃음이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웃음만 남지는 않았다.
묘했다.
이 글은 아내를 흉보는 글도 아니고,
결혼을 후회하는 글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랑 고백도 아니다.
투정 같기도 하고,
애정 같기도 하고,
농담 같기도 하고,
한숨 같기도 하다.
좋다와 싫다 사이.
웃음과 체념 사이.
그 어디쯤에 걸려 있다.
그 순간 문득 한 글자가 떠올랐다.
묘.
妙.
이상하게 나는 가끔 글보다 글자에 붙잡힌다.
옛사람들은 왜 이런 글자를 만들었을까.
아름답다고 말하기엔 부족하고,
이상하다고 말하기에도 어딘가 모자라고,
설명하려고 하면 오히려 멀어지는 마음.
그런 것을 만나면 그들은 긴 문장 대신 한 글자를 꺼내 들었다.
묘.
참 묘하다.
생각해 보면 사람 마음도 그렇다.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상처를 주고,
미워한다고 말하면서 걱정한다.
떠나고 싶다고 말하면서 돌아오고,
잊었다고 말하면서 문득 생각난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려고 하면 자꾸 실패한다.
설명은 끝났는데 마음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결혼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다.
분명 아는 것 같은데 모르겠고,
모르는 것 같은데 또 안다.
인터넷에서 본 농담 하나 때문에
한참 동안 묘(妙)라는 글자를 들여다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쩌면 옛사람들도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조용히 이 글자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오늘 내 마음도,
그 글을 쓴 사람의 마음도,
그 글자를 만든 옛사람의 마음도,
참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