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목소리로 흘러나온 내 마음의 조각

나와 다른 감성을 들으며 담장을 허무는 밤

by호주아재

요즘엔 TV를 켜도, 유튜브나 SNS를 열어도 온통 자극적이고 화려한 영상과 소리들이 넘쳐난다. 정규 공영방송부터 수많은 인터넷 방송까지, 세상에는 매체도 참 많고 들을 거리도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 요란한 소음 속을 떠돌다 보면 정작 마음 깊은 곳을 채워주는 온기는 찾기 어렵다

그중에 스푼라디오는 24시간 내내 누군가의 목소리와 음악이 끊이지 않는 오디오 세상이다. 화면이나 얼굴 노출 없이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온기를 나누는 공간. 저마다의 화려한 입담이나 자극적인 이야기로 방을 채우는 방송들이 쉼 없이 이어지는 그 넓은 바닷속에서, 나는 밤 10시라는 특정 시간을 기다린다.

​'Go now'라는 BJ가 방송을 시작하는 월, 화, 목, 금 밤 10시. 하루의 태엽이 풀리는 그 시간이 되면 고요히 이어폰을 꽂는다. 24시간 왁자지껄 떠들썩한 세상 한구석에서, 그곳만큼은 사람의 온기가 담긴 타인의 글이 나지막한 소리가 되어 흐른다.

​다른 방송들과 달리 이곳은 온라인카지노스토리 작가들의 글을 읽어준다. 물론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가져올 수는 없기에, 자신의 글을 읽어도 좋다고 선뜻 마음을 열어준 작가들의 글만 선별해서 서너 편씩 조심스럽게 전해준다.


​이 소소한 방송을 멍하니 듣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사실 나는 이 BJ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이 방송을 거창하게 홍보할 의도 같은 건 더더욱 없다. 그저 밤마다 홀로 라디오를 켜고 문장을 듣는 수많은 애청자 중 한 명일 뿐이다. 그 담담한 거리가 오히려 이 시간을 더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라디오를 듣다 보면 묘한 반가움과 생경함이 겹친다. 이미 내가 온라인카지노에서 팔로잉하며 읽던 작가님의 글이 BJ의 목소리로 태어날 때는 멀리서 아는 이의 뒷모습을 발견한 것처럼 반갑고, 전혀 몰랐던 글을 접할 때는 생각지도 못한 문이 스르륵 열리는 기분이 든다.

​나와는 전혀 다른 감성과 시선을 가진 작가들의 글을 소리로 듣는 일. 그건 내가 갇혀 있던 작은 세계의 담장을 가만히 허무는 일이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의 모서리를 그들의 눈을 통해 바라보고, 내가 닿지 못했던 감정의 결을 목소리의 울림으로 전달받는다. 그렇게 밤마다 낯선 타인의 문장에서 피어오르는 온기는 고단했던 하루 끝을 가만히 다독여준다.

​글 한 편이 끝나고 이어지는 감미로운 음악 역시 이 방송이 가진 숨은 매력이다. 여운이 가시기 전에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선율은, 방금 들었던 문장들을 마음 깊은 곳까지 천천히 가라앉혀 준다

​그리고 가끔, 내가 쓴 글이 그 멋진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순간이 있다. 어두운 방 안, 정성껏 꾹꾹 눌러 담았던 내 고백과 생각들이 타인의 목소리를 타고 라디오라는 파도를 탈 때의 기분이란. 낯간지러우면서도 밀려오는 묘한 흐뭇함과 기쁨. 내 안에서만 맴돌던 글이 비로소 누군가에게 닿아 살아서 숨 쉬는 듯한 온전한 만족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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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 방송에도 작지만 다정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단순히 글을 읽고 음악을 틀어주는 일방적인 진행을 넘어, 단순함에서 벗어나 청취자들과 더 깊게 호흡하기 위해 소통의 문을 한 평 더 넓힌 것이다. 청취자 수를 늘리기 위한 작위적 이벤트가 아니다. 그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소소하게 안부를 묻고 나누며,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한 심리테스트로 소소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또한, 꼭 온라인카지노 작가가 아니더라도 청취자가 직접 쓴 자작 시나 소소한 글을 보내오면 기꺼이 마이크 앞에 올려 함께 읽고, 진심 어린 공감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프로 작가의 세련된 문장이든, 수줍게 써 내려간 청취자의 솔직한 글이든, 이곳에서는 모두 똑같이 귀한 마음으로 피어나며 마음에 품어둔 신청곡을 함께 나눠 듣고, 각자의 슬픔과 기쁨을 한자리에서 보듬는 진짜 라디오의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각자의 섬처럼 홀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 내 일상의 균형과 개인의 공간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누군가가 밤마다 가만히 다정한 말벗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요즘 세상은 스쳐 지나가는 인스턴트식 수다와 자극적인 말들로 가득 차 있다. 어디를 가나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쏟아지는 소음 속에서 진짜 내 마음이 쉴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말만 무성하고 정작 마음은 빈곤해지는 세상 속에서, 오롯이 정성껏 다듬어진 글과 음악을 소리로 나누는 밤 10시부터의 한 시간 동안은 이제 내게 단순한 들을 거리를 넘어섰다. 세상의 다양한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나 자신과 조용히 대화하는 나만의 깊은 소통 창구가 되었다.

​오늘 밤 10시에도 어김없이 누군가의 마음 조각들이, 그리고 어쩌면 나의 이야기가 소리가 되어 내 방을 채울 것이다. 나는 그저 그 고요한 온기 속에 가만히 나를 맡기면 된다.

스푼 | DJ Go Now 님의 채널 https://www.spooncast.net/kr/channel/1692165/tab/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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