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주말 산문

결혼이라는 건, 부부라는 건

by쥰세이

처음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것과

아내와 조금 껄끄러운 관계가 된 것 말이다


크게 보면 내가 잘못한 일이고

결혼전에 아내에게 경제권을 전적으로 아내에게 주겠다고 말했었기에

아내의 반응은 그럴만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최근에 구하기 힘든 농구화를 아내 몰래 훕씨티에서 주문했고

자다 일어난 아내는 박스를 다 뜯고 덩그러니 신발장 위에 올려진 농구화 박스를 보고

이게 뭐냐고 막 일어난 나를 다그쳤다


난 잠결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그저 웃으며 (멋쩍게 웃었다)

아내에게 그냥 구하기 힘든거라 구매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마지막 농구화 구매예요...마지막이요.."


"약속했어요! 마지막이라고요...!"


그 말이 끝나고 우리는 많이 어색했고 아내도 나도 말을 아꼈다

결혼전에 한 약속을 내가 스스로 지키지 못한 것이 크고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왜 나의 꼭 필요해서 샀던 소비를 그렇게 동그랗게 눈을 뜨고 따박따박 따지듯이 말하며

구석으로 몰아세울수 밖에 없는지


내가 아내가 아니기에

내가 아내의 속을 모르기에 난 아내가 그렇게 따지듯이 나에게 말하고 잔소리 하는 걸

결혼이후에 처음 보는 것이었다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나의 불필요한 소비에 아내는 계속 잔소리를 할 것 같고

불필요하게 사는 물건들이 아내에게 발견되면 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될 일이다


알아서 내가 기는 것

알아서 내가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내가 주문한 택배를 사사건건 잔소리하며 몰아세웠던 어머니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겹쳐져서

잔소리를 듣고

쇼파에 가서 앉으며 말없이 티비를 보았다

앞으로 정말 필요해서 사는 물건들은 아내에게 솔직하게 미리 주문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택배가 배송되고 나서 후에 말하는 건 내가 보아도 지혜롭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느낀건

야무진 아내의 눈을 속일수 없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내가 무분별하게 소비를 하는 걸 지켜본다면

또 이런 잔소리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을 것이고

우리 둘 사이는 더욱 어색해질 것 같다는 것 이다


읽고싶은 바카라을 구매하는 것도

아내는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라고 조언했고

얼마전 재독하려고 구매한 사피엔스 바카라은 아내가 잔소리 없이 같이 서점에 따라가주어서

구매할수있었는데 아내도 내가 꼭 필요한 걸 소비하면 별다른 잔소리 없이 날 따라주는 편이다

젠슨 황의 '생각하는 기계' 를 읽고 싶은데 밀리의 서재에 이미 그 바카라이 올라와져 있어서

종이바카라을 구매하려다 아내가 잔소리 하는 모습이 상상되어 이내 포기했다


난 전자바카라보다 종이 바카라을 더 선호하는 아날로그적인 인간이다

밀리의 서재에 이미 올라와있는 바카라일지라도,

직접 종이를 넘겨가며 밑줄을 그으며 바카라을 보는 스타일이라

밀리의 서재는 거의 이용하지 않고, 이용할 필요성을 크게 못느끼고 있다


아내가 우리 집의 경제권을 쥐고 있어서 매사에 무언갈 구매하는 것이

앞으로도 쉬울 것 같진 않다


아내가 느끼기에도 합당한 소비, 필요한 구매라고 생각이 든다면

별다른 말 없이 넘어갈 것 같지만

농구화와나 신발 구매는 이미 본가 우리 집이나 신혼 집, 그리고 누나집 창고에 쌓여있어서

포화상태이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나에게 뭐라고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일은 매형과 누나도 엄마와 아빠도 아내를 두둔할 일이기에

난 앞으로 무언가를 구매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아내를 설득해야 할 것 이다

결혼을 해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

유부남이 됐다는 것

가장이 됐다는 사실...숨 쉴수 없을만큼 많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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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에 농구입문, 아재 혹은 아저씨라는 불리는, 기독교인, 카공족, 어설픈 교회오빠, 인생의 마지막 꿈 일본장기선교사,버킷리스트 산티아고 순례의 길 걷기, only Je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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