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넷에 산골짜기 펜션 주인이 되었습니다.
산골짜기 우리 집에서 900m가량 꼬불꼬불 비포장길을 내려가면 민박집이 하나 있었다.
바닷가에나 어울릴 법한 이름의 민박집은 할머니가 운영하셨는데 사실 민박집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공사할 때 목수들이 묵긴 했었다!) 간이매점 같은 작은 가게와 그곳에서 파는 매운탕 같은 음식이 주 수입원이었다. 주변에 살 곳이라곤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리조트 슈퍼가 가장 가까운 곳이었으니 작지만 급할 때는 민박집 가게라도 있는 게 다행이었다. 큰 강이 바로 앞에 있다 보니 주로 많이 팔리는 게 낚시채비와 음료, 라면, 담배, 아이스크림 정도였다. 그곳에서 꽤 오래 계셨던 할머니는 산골짜기 사람들이 들고나는 것을 지켜보며 그 자리에서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처음 펜션을 짓는다고 인사하러 갔을 때만 해도 까만 머리의 연세 지긋한 아주머니였는데 우리가 펜션을 팔고 나올 때는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많은 할머니가 되어 계셨다.
민박집 앞에는 우리 지역을 관통하는 큰 강이 흐르고 있었다. 수심이 낮고 수온이 따뜻하며 강 유역이 넓은 강이었다. 어종도 다양하고 풍부해서 낚시꾼도 많고, 여름에는 피서객으로 붐비는 곳이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열몇 가구인가 사는 마을이 있었는데, 폭우라도 오면 마을을 잇는 다리가 아슬아슬하게 잠겨서 그쪽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집을 지척에 두고도 발을 동동거리며 못 들어가곤 했었다. 우리 집에 일하러 오시던 아주머니도 그쪽 마을에 사시던 분이었는데 비가 많이 온다 싶으면 일찍 보내드리고 밤새 내린 비로 다리가 잠긴 날은 오시지 못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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