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51살, 나는 여전히 월세에 산다.
30살 결혼과 동시에 본가를 나온 후 시작된 월세 생활.
어느덧 21년째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을까.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실, 나는 단 한 번도 '내 집 마련'을 인생의 첫 번째 목표로 삼은 적이 없었다.
30대의 나는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캐나다로 이민 가는 꿈을 꾸었다.
40대에 그 꿈을 이뤘다.
40대의 목표는 또 달라졌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낯선 땅에서 잘 뿌리내리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아이들의 성공이 곧 나의 목표였다.
물론 그 시간 동안에도 내 집을 갖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다.
하지만 먹고살기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고, 돈을 모아 집을 살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시간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50대.
드디어 나의 차례다.
이제는 나의 꿈을 꿀 시간이다.
이곳, 캐나다 낯선 땅에서 나의 첫 집을 사려고 한다.
집값 비싼 BC주 특정 지역의 타운하우스가 목표다.
최근 나는 매일 아침 설레는 루틴을 시작했다.
그 지역에 나온 매물들의 시세를 확인하는 것.
요즘은 하락 세라서인지,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은 것 같다.
매물 사진을 보며 상상한다.
저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는 나를.
저 작은 마당에 화분을 놓는 나를.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당장 그 집을 살 돈은 없다.
나는 현재 이혼녀이자 백수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50대 컬리지 대학생이다.
학생 론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부족한 건 저축해 둔 비상금에서 꺼내 쓰며 살아간다.
이 생활은 올 한 해도 계속될 것이다.
2027년 6월 졸업 예정. 그전에, 혹은 그즈음 취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것이 나의 시작이다.
51살, 월세에 사는 대학생의 첫 집 장만 여정.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