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가득했던 글빵라디오

미야의 글빵라디오 초대후기

'미야의 글빵라디오'에 초대된 날이 하필이면 월요일이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간의 여행 일정이 있었기에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내 체력이 버텨줄까' 의문이 들었지만, 날짜를 미루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짧은 고민 끝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딸의 제안으로 큰맘 먹고 따라나선 거제도·통영 여행이었다. 거제도까지는 차로 무려 5시간이 걸렸다. 월요일 일정을 생각하면 체력을 아껴야 했건만, 아름다운 거제도 바다를 바라보며 손주들과 수영장에서 몇 시간이나 놀았는지 모른다. 몇 년 전에 갔던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스카이파크 인피니티풀이 부럽지 않았다. 다음날에는 거제식물원을 거쳐 통영시장에서 고삐가 제대로 풀렸다.

유명하다는 통영 꿀빵과 두절 새우, 황태포, 미역, 싱싱한 자두와 살구 등 양손이 모자랄 만큼 사들였다. 어찌나 신이 나던지, 준비해 간 현금을 통영시장에서 아낌없이 썼다. 딸은 모든 여행에서 '쉼'을 우선으로 한다. 그러기에 숙소도 침대에서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스위트룸으로 잡아 일정에 무리가 없도록 배려해 주었건만, 통영시장의 유혹 앞에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지친 몸으로 다시 5시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운전을 한 것도 아닌데 어찌나 고단하던지 급한 손빨래만 겨우 해두고 잠이 들었다. 미야 작가님께서 미리 주신 질문지도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녹음 장소까지는 지하철로 2시간을 가야 했기에 새벽부터 일어나 서둘렀다. 피곤이 가시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화장도 신경 써서 하고 하이힐도 신었다.


오랫동안 신지 않았던 하이힐은 깔창이 녹아 끈적거렸고, 끈이 닿은 발가락 위에는 새빨갛게 상처를 남겼다. 월요일 출근길로 붐비는 지하철이 예전에 인쇄소가 있던 종로와 을지로를 지날 때는 20대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바카라과 인연이 있으려고 그랬는지, 나는 5년 동안 연구소의 보고서와 졸업논문을 타이핑하는 인쇄소에서 일했었다. 서두르느라 지하철 안에서 느긋하게 읽으려던 바카라과 이어폰을 두고 왔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40개 역을 지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하철역에서 만난 친절한 학생의 안내로 '미야의 글빵라디오' 녹음 장소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따가운 유월의 햇살 아래 시원한 음료를 들고 건물 앞에 서자, 그제야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자신감으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방송에 나선 것인지. 오직 미야 작가님만을 믿기로 했다. 이 드넓은 온라인카지노라는 공간에서 나와 미야 작가님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것은 조만간 업로드될 미야의 글빵라디오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환하게 맞아주시는 작가님과 아담하게 꾸며진 실내 덕분인지 들어선 순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하지만 막상 녹음이 시작되자 내가 무슨 정신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동문서답을 했는지 횡설수설했는지조차 떠오르지 않으니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차례인 조선여인 작가님이 손수 만들어 오신 샌드위치의 맛에 취해, 또 무슨 말을 쏟아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처음 뵙는데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반가웠다. 혹시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었을까. 이미 배는 떠났고 남은 항구의 여운은 내 몫이다. 다시 긴 지하철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3박 4일간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지만, 무사히 해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녹음하는 동안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다정하게 이끌어주신 미야 작가님께 혹시 누가 되지는 않았을까. 소심한 마음이 밑바닥에서 불쑥 올라오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이미 떠난 배를 어쩌겠냐마는, 처음 경험한 라디오 녹음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글빵라디오에 초대해 주신 미야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 아울러 7월 초 출간 예정인 온라인카지노 작가 26인의 공저 《우리가 만난 환승역》이 더 많은 독자와 만나, 오래도록 기억되는 바카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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