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하루

by김차중

우연한 하루


민둥산에 오른 것은 우연이었다

바다로 가는 길

이정표를 보았기 때문이다

선 자리

나는 이미 오백을 디디고 있었다

육백을 오르면 민둥산의 정상이다

느려진 걸음이 만난 거북이 쉼터

마음껏 쉬다 가라는

옛 주막이라 불러도 좋을 막걸릿집

주인의 본업은

민둥산 중턱에 얹은

고랭지 배추 농사다

밤하늘 은하수가 드러난다면

거센 물줄기가 흐를 것 같은 산과 산 사이


무덤처럼 보이는 정상부를 향한다

불화산은 아니었어도

민둥산은 호수를 안고 있다

사람들은 연못이라 말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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