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하루
민둥산에 오른 것은 우연이었다
바다로 가는 길
이정표를 보았기 때문이다
선 자리
나는 이미 오백을 디디고 있었다
육백을 오르면 민둥산의 정상이다
느려진 걸음이 만난 거북이 쉼터
마음껏 쉬다 가라는
옛 주막이라 불러도 좋을 막걸릿집
주인의 본업은
민둥산 중턱에 얹은
고랭지 배추 농사다
밤하늘 은하수가 드러난다면
거센 물줄기가 흐를 것 같은 산과 산 사이
무덤처럼 보이는 정상부를 향한다
불화산은 아니었어도
민둥산은 호수를 안고 있다
사람들은 연못이라 말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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