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글 쓰는 사람들이 대부분 알 것이라 하는 것 중. 글은 삶의 전부일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 있다.
경험에는 많다, 크다 등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지만, 큰 경험을 많이 했을 때 비로소 글이 쓰인다. 시작과 동시에 마침표로 끝날 수도 있는 것은 아무리 글이라 해도 담지 못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모든 것을 담을 수도 있다.
돌아가는 분의 "사랑해" 단 세 글자. 혹은 글이 없더라도 눈빛 만으로 전해오는 것은 수십 년의 세월이다. 수천 권의 바카라과 같다.
세상에 글로 전하지 않은 사랑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글자수보다 많을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랑은 내가 보지 못한 세상보다 혹은, 상상하는 세상보다 더 클 것이다. 온 우주의 크기도, 그 공간의 압도적 공허함도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보다 공허하지 않다.
가끔 그런 사람을 만난다. 진심으로 삶을 사는 사람. 거칠어 보이지만 서툴어 보이는 사람. 투박하지만 묵직한 진심을 건네는 사람을 만난다. 백 원짜리 하나에도, 커피 한잔에도, 심지어 따뜻한 말이나 눈빛에도 진심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
세상이 하도, 세련되게 살라고 하니. 영악하게 살라고 하니 그런 사람도 변하기 십상이지만, 그 시절 그때의 그 마음은 진심이었으리라. 그리고 긴 세월 찰나의 시간으로 따지면 작은 추억에 불과하지만, 오래도록 기억나는 모습과 그 마음이 있다. 잊었다고 하지만. 또,... 생각하면 몽글몽글 해지는 마음과 시린 기억은 변질된 그들의 선택에 원망만 남는다.
세상 풍파에도 오래도록, 그리고 결코 바래지 않았던 그 한 조각의 진심이 서로에게 있었음을 여기 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