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10] 청년의 식탁과 농민의 삶을 함께 지키는 일
춘천에서 혼자 사는 청년이 오늘 저녁을 어떻게 챙길지 고민하는 일과, 지역 농민이 정성껏 기른 농산물을 어디에 팔지 걱정하는 일. 어쩌면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두 고민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한 도시에 정착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매일의 일상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주거와 일자리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안정적인 한 끼를 마련하는 일도 필수적이다. 식비를 감당할 소득, 장을 볼 수 있는 접근성, 음식을 보관하고 조리할 공간, 식사를 준비할 시간에 따라 청년의 밥상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 청년의 정착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도시라면 정바카라의 시야를 그들의 식탁까지 넓혀야 하는 이유다.
춘천의 현실도 이러한 필요를 보여준다. 춘천시가 발표한 2024년 1월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연령을 합해 5만 7,298가구로, 전체 가구의 42.3%를 차지했다. 강원도민일보의 2026년 8월 보도에 따르면 같은 해 3월 기준 춘천지역 6개 대학 재학생은 2만 9,244명이었다. 혼자 살아가는 시민이 많고 대학생들이 생활하는 도시에서, 한 끼를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은 지역의 중요한 정바카라 과제다.
요즘 청년들의 식생활을 살펴볼 필요성은 전국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19~29세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62.1%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조사 이틀 전 아침식사 여부를 기준으로 한 수치이므로, 이를 식비 부족 때문에 끼니를 거른 비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결식의 이유를 파악하려면 개인의 식습관과 함께 식비 부담, 노동·학업 시간, 조리 여건을 살펴야 한다. 춘천에서도 이러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청년의 생활에 맞는 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먹거리 보장이란 누구나 충분하고 안전하며 영양가 있는 식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슬롯적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그 기반에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의 삶도 포함되어야 한다. 청년의 식사를 지원하는 일이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구매로 이어진다면, 청년이 오늘 먹을 한 끼는 농민이 내년에도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된다. 먹는 이의 일상과 생산하는 이의 생계는 그렇게 하나의 식탁 위에서 만난다.
이러한 연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정바카라이 ‘천원의 아침밥’이다. 대학 식당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학생 복지 사업으로 익숙하지만, 주무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다. 청년의 건강한 아침 식습관 형성과 쌀 소비 촉진을 함께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청년의 식생활을 지원하면서 농업의 소비 기반을 넓히는 정바카라이다.
학생이 부담하는 1,000원에 정부 지원금과 대학의 부담금, 지자체의 추가 지원 등이 더해져 식재료 구매와 조리·급식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한다. 학생에게는 저렴한 한 끼를 제공하면서, 그 식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은 여러 주체가 나누어 부담하는 구조다.
이러한 공공의 식사 지원이 지역 농산물 구매로 이어지고 생산자에게 제값이 지급된다면, 청년의 식비 부담을 덜어주는 예산은 농민의 안정적인 판로를 만드는 재원이 될 수 있다. 다만 쌀 소비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 효과가 곧바로 춘천 농민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춘천시가 이 정바카라을 지역 농업과 연결하려면 지역 농산물 구매 비중과 참여 농가 수, 생산자에게 실제로 지급되는 대금을 함께 살펴야 한다. 청년에게 얼마나 많은 식사를 제공했는지와 더불어, 그 식탁이 지역 농민의 삶을 얼마나 뒷받침했는지도 정바카라의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춘천에는 지역 농민의 생산과 시민의 식탁을 연결하는 공공 기반인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있다. 2019년 시민슬롯와 농업인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설립된 이 센터는 지역 농산물의 기획생산과 연중 공급 체계를 마련하고, 학교·공공급식의 수요와 농가의 생산을 연결한다. 품질과 안전성을 관리하고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넓히는 일도 중요한 역할이다.
이러한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농민은 어디에 얼마나 판매할 수 있을지 예상하며 농사를 준비하고, 급식기관은 필요한 식재료를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다. 생산 이력과 안전성에 대한 관리는 먹는 이의 신뢰를 높인다. 센터의 의의는 농민의 판로 확보와 시민의 먹거리 보장을 지역 안에서 함께 해결할 기반을 만든다는 데 있다. 지역 농산물이 시민의 식탁에 오르고 그 대금이 다시 농가로 돌아갈 때, 먹거리 예산은 지역 농업과 경제를 지탱하는 자원이 된다.
지역 농산물의 판로가 넓어지는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춘천시가 2024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 참여 농가는 2022년 220곳에서 2024년 380곳으로 늘었고, 2023년 연간 매출액은 22억 1,800만 원이었다. 지역 농산물이 시민의 소비와 만나는 시장의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다. 다만 직매장 매출액이 곧 농가에 지급된 대금이나 순소득을 뜻하지는 않는다. 농민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효과를 평가하려면 실제 정산액과 농가가 부담한 비용,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취약계층에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하는 춘천시의 ‘찾아가는 그냥드림’ 사업이 센터와 연계해 지역의 신선 농산물을 전달한 사례는 이러한 공공 기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먹거리를 전하는 과정에 지역 농업을 연결한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결을 청년의 식생활 지원으로 넓히려면 센터의 공급 체계와 청년들의 생활을 더 가까이 이어야 한다. 센터가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맡고, 청년단체와 지역의 식사·돌봄 공간은 청년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언제 어디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파악하는 방식이다. 조리 여건이 있는 청년에게는 식재료를, 끼니를 직접 준비하기 어려운 청년에게는 반찬이나 완성된 식사를 연결할 수 있다. 공공이 갖춘 공급 기반에 시민들이 쌓아온 관계와 경험이 더해질 때, 지역 농산물은 청년의 일상에 필요한 한 끼로 이어질 수 있다.
춘천에는 이웃의 식사를 돌보는 시민들의 실천도 이어져 왔다. 효자2동 지역슬롯보장협의체와 효자종합슬롯복지관은 고독사 위험이 있는 주민들에게 반찬을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했고, 보타사 관음손 봉사단은 홀몸 어르신과 중증장애인 가정에 직접 만든 반찬을 나누어 왔다. 반찬을 만들어 이웃을 찾아가는 일이 식사를 지원하고 생활의 어려움을 살피는 돌봄으로 이어진 것이다.
함께 식사할 공간을 마련하는 활동도 있다. 춘천연탄은행 밥상공동체의 ‘하늘이 차려준 밥상’은 지역의 후원과 자원봉사로 어르신들의 식사를 마련하고, 사람들이 만나 교류할 기회를 만들어 왔다. 천주교 춘천교구 슬롯복지회의 ‘한삶밥집’은 식사를 마련하기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거동이 불편해 찾아오기 어려운 이웃에게는 도시락을 배달하는 활동으로 출발했다. 이러한 사례는 먹거리 지원이 필요한 사람의 생활 여건에 따라 함께 먹는 자리와 찾아가는 식사로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들도 자신들의 식생활에서 느낀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기후행동 청년네트워크 ‘오늘, 잇다’는 1인 가구 자취생을 위한 과일·농산물 공동구매를 진행해 왔다. 혼자 장을 볼 때 느끼는 부담을 필요한 먹거리를 함께 구매하는 방식으로 덜어보려는 시도다. 이렇게 모인 수요를 지역 농가의 생산·출하 계획과 연결한다면,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청년에게는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협력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
‘오늘, 잇다’와 ‘농사직썰’이 함께 운영해 온 공유냉장고는 먹거리를 나누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2024년 보도에서는 대학생들이 텃밭에서 기른 농산물과 반찬을 공유냉장고를 통해 나누는 사례가 소개됐다. 공유냉장고는 먹거리가 필요한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생활권 안에서 연결한다. 먹거리 낭비를 줄이려는 기후행동이 이웃의 식사를 돌보는 실천과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반찬 나눔은 식재료를 구하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식재료가 있어도 조리할 공간이나 시간이 부족하면 제대로 된 한 끼를 준비하기 어렵다. ‘오늘, 잇다’가 진행해 온 반찬 나눔은 이러한 간격을 메우는 활동이다. 바로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나누면 식비 부담과 함께 식사 준비에 드는 수고도 덜 수 있다. 나눔을 계기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관계를 이어간다면, 혼자 감당하던 식생활의 어려움을 지역 안에서 함께 풀어갈 수 있다.
강원지역 대학생 연합 농사동아리 ‘농사직썰’은 작물 재배와 농촌 일손 돕기, 김장 등 먹거리를 직접 기르고 나누는 활동을 이어왔다. 청년들은 농민과 함께 일하고 수확한 먹거리를 나누면서, 한 끼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필요한 노동과 농업의 가치를 배운다. 이는 먹는 사람의 일상과 생산하는 사람의 삶을 연결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공공은 이러한 활동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협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지역의 반찬 나눔 단체들이 쌓아온 조리·배달 경험에 청년단체가 파악한 식생활의 필요를 더하면, 청년의 생활에 맞는 지원 방식을 함께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활동 공간과 물류, 운영비를 지원하는 한편, 시민들이 사업의 설계와 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이어져 온 나눔의 경험을 존중하며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일이 청년의 식탁을 지키는 정바카라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청년의 식사를 지원하는 정바카라은 슬롯적 관계와 돌봄의 필요도 함께 살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온라인 심층조사에서 식사생활 문항에 응답한 이들 가운데 72.4%는 식사가 불규칙했고, 80.3%는 매번 혼자 식사한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고립·은둔 청년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이 수치는 식생활의 어려움과 슬롯적 고립을 함께 살펴야 할 필요성을 드러낸다.
반찬을 건네며 안부를 묻고, 공유냉장고에서 이웃을 만나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은 일상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익숙한 얼굴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쌓이면,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생긴다. 먹거리 나눔이 청년의 식사와 함께 지역슬롯와의 연결을 지키는 먹거리 돌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이러한 먹거리 돌봄은 살던 곳에서 일상을 유지하도록 돕는 지역슬롯 통합돌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춘천시가 안내하는 일상돌봄서비스에도 돌봄이 필요한 청·중장년 등을 위한 식사 도움과 준비, 장보기 동행이 포함되어 있다. 청년단체와 청년공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보건소·정신건강복지센터가 협력한다면 식사 지원 과정에서 확인한 생활의 어려움을 당사자의 동의 아래 상담과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법정 통합돌봄과 개별 서비스의 지원 기준을 확인하고, 기존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청년의 먹거리 공백도 지역사업으로 보완해야 한다. 식사 지원은 도움이 필요한 청년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상담이나 모임 참여를 식사 제공의 조건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관계를 맺는 속도와 방식은 당사자가 선택하고, 지역슬롯는 그 선택을 존중하며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결을 열어두어야 한다.
먹거리 정바카라은 기후위기 대응과도 연결된다. 가까운 산지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면 장거리 운송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식품의 탄소배출은 품목과 생산 방식, 보관·운송 과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저탄소 먹거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제철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면서 생산과 유통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공동배송과 적정량 조리, 음식물 낭비 감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오늘, 잇다’의 공동구매와 공유냉장고 경험은 이러한 변화를 일상에서 실천할 기반이 될 수 있다. 필요한 먹거리를 함께 구매하고 나누는 과정에 제철 농산물 소비와 배송 효율 개선, 남는 식재료의 활용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정바카라으로 뒷받침하려면 농정·복지·청년·환경 부서의 협력이 필요하다. 식사 지원 사업을 설계할 때부터 식재료의 생산과 조달, 배송, 조리와 폐기까지 함께 살피고, 농민과 시민이 각 과정에서 배출과 낭비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더해질 때 공공의 식사 지원 예산은 청년의 한 끼와 지역 농업을 지키면서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재원으로도 쓰일 수 있다.
이러한 실천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려면 공공의 바카라임과 시민의 자발성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공공은 안정적인 예산과 식재료 공급 체계를 마련해 시민들의 활동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시민들은 생활 현장에서 발견한 필요와 활동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정바카라의 설계와 운영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공공이 마련한 기반과 시민들의 경험이 만날 때,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지 함께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때 시민은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운영할지 함께 결정하는 주체다. 사업의 목표와 운영 방식,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의 자발성이 공공의 바카라임을 대신해서도, 공공의 지원이 시민의 자율성을 약화해서도 안 된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바카라임을 나눌 때, 공유냉장고와 반찬 나눔을 비롯한 지역의 실천은 더 많은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먹거리 보장 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
춘천의 다음 과제는 공공의 공급 기반과 시민들이 쌓아온 경험을 연결해 ‘청년의 일상적인 식사 보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원이 필요한 청년을 파악하고, 생활 여건에 맞는 식사를 제공하며, 그 과정이 지역 농민의 안정적인 판로로 이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를 지속할 재원과 운영 체계를 마련하고, 청년과 농민이 정바카라을 함께 결정하는 구조를 갖추는 일도 중요하다.
대학이나 온라인 게임에 소속되어 있는지에 따라 식사 지원을 받을 기회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 ‘천원의 아침밥’ 대상을 산업단지 근로자로 넓힌 것처럼, 춘천도 기존 지원이 닿지 않는 청년들의 생활을 살펴야 한다. 대학 밖 청년과 구직자, 불규칙하게 일하는 청년, 조리시설이 열악한 주거에 사는 청년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조사에서는 식비가 부족해 식사량을 줄이거나 끼니를 거른 경험, 식사의 다양성, 식재료를 조리하고 보관할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식사 시간과 이동 거리 때문에 기존 지원을 이용하기 어려운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자료를 소득과 가구·노동 형태별로 쌓아야 청년들의 서로 다른 필요에 대응하고, 정바카라 시행 이후의 변화도 평가할 수 있다.
춘천시는 자체 재원을 마련해 가칭 ‘춘천 청년 천원의 저녁밥’을 시범 운영할 수 있다. 국가가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밥’에 지역의 저녁 식사 지원을 더해, 청년이 학업과 노동을 마친 뒤에도 부담 없이 한 끼를 챙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과 협의해 학생식당의 저녁 식사를 지원하고, 생활권별로 지역 식당이나 조리시설을 갖춘 공공·민간 공간을 연결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대학 밖 청년도 이용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고, 운영 시간과 장소는 당사자의 수요를 바탕으로 정해야 한다. 현장에서 식사하기 어려운 청년을 위해 포장식 제공과 저녁 시간 수령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칭 ‘춘천 청년 든든 식탁’은 가정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직접 조리할 수 있는 청년에게는 지역 농산물 꾸러미를, 조리할 공간이나 시간이 부족한 청년에게는 반찬이나 완성된 식사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각자의 생활 여건에 맞는 지원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공유냉장고도 이러한 생활권별 지원의 거점이 될 수 있다. 가칭 ‘봄내 청년 공유냉장고’를 통해 기존 시민 활동에 공공의 지원을 더하되, 운영 주체의 경험과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설치 장소와 이용 시간, 먹거리를 공급하고 나누는 방식은 활동 주체와 이용자가 함께 정하도록 한다.
식사 지원을 지역 농민의 안정적인 판로로 연결하려면 식재료 조달부터 함께 설계해야 한다.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참여 식당·급식기관의 구매 계획과 농가의 생산·출하 계획을 조율하고, 지역 농산물을 꾸준히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예상 수요를 농가와 공유하고 품목별 공급 시기를 맞추면 농민과 급식기관 모두 계획적으로 생산과 조달을 준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로 불리는 비규격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다. 모양이나 크기가 유통 규격에 맞지 않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지만, 신선도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농산물을 식사 지원에 연결하는 것이다. 센터가 공급 가능한 품목과 물량을 파악하고 품질을 확인한 뒤, 천원의 저녁밥과 반찬 나눔 등에 필요한 식재료로 공급할 수 있다. 조리 용도에 맞게 활용하면 식사의 질을 유지하면서 구입비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농가에는 추가 판매 기회를 제공하고, 판매되지 못해 폐기될 농산물을 제때 활용해 먹거리 낭비도 줄일 수 있다.
비규격 농산물도 농민의 노동으로 생산한 먹거리인 만큼 정당한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구매 가격은 선별과 출하에 드는 비용 등을 고려해 농가와 협의하고, 추가 손질·보관·운송 비용까지 따져 실제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공급량과 시기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에 맞춰 식단을 조정하면서 기존 조달 체계와 함께 운영할 필요가 있다.
청년에게 저렴한 식사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농산물 가격이나 조리·배송 노동의 대가를 무리하게 낮춰서는 안 된다. 생산비와 노동의 가치를 반영해 예산을 편성하고, 계약한 대금은 제때 지급해야 한다. 농민에게 제값을 지급하면서 먹거리 낭비와 불필요한 유통 비용을 줄이는 것이 공정한 조달의 방향이다.
공유냉장고와 반찬 나눔을 일부 활동가의 선의와 무급노동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공공은 운영인력과 조리 공간, 냉장 보관·운송, 위생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활동 주체들과 역할과 바카라임을 함께 정해야 한다. 식재료 구매 예산을 확보해 농민의 기부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지원 방식은 시민 활동의 특성과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활동 주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행정 업무를 줄이고, 현장에서 발견한 필요에 따라 운영 방식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용자에게는 불필요한 낙인이나 부담을 주지 않도록 신청·수령 절차를 설계하고, 의견을 전달할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활동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 모두가 존중받을 때 시민의 실천도 오래 이어질 수 있다.
가칭 ‘춘천 청년·농민 먹거리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실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청년 이용자와 농민, 시민단체, 조리·배송 노동자, 시의 농정·복지·청년·환경 담당 부서가 참여해 사업의 우선순위와 조달 원칙, 운영 방식과 평가 기준을 함께 정하도록 해야 한다. 기존 먹거리 관련 위원회에 ‘청년 식생활 지원 분과’를 두어 이러한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참여가 일회성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도록 의사결정 절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조례와 운영규정에 당사자의 안건 제안권과 사업 운영에 관한 공동결정 범위, 행정의 검토·응답 절차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협의한 내용이 지역먹거리 종합계획과 예산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과 농민이 주민참여예산의 읍면동 지역회의와 사업 제안 창구를 통해 정바카라을 공동으로 제안하는 방법도 있다. 시는 예산 반영 여부와 그 이유를 공개하고, 채택된 사업의 실행 과정과 결과를 당사자들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식재료 구매와 조리·배송 인건비 등 지속적으로 필요한 비용은 시의 일반회계를 중심으로 마련해야 한다. ‘천원의 저녁밥’ 역시 이용자가 부담하는 1,000원과 실제 식사 제공에 필요한 비용의 차이를 공공 예산과 협력기관의 분담으로 충당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관련 부서가 공동으로 사업을 설계하고, 참여 인원과 제공 횟수에 따른 총사업비와 재원 분담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시설 운영비와 포장·배송비, 저녁 운영에 필요한 추가 인력의 비용도 빠짐없이 반영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으로 ‘춘천 청년 든든 식탁’을 제안해 지원 대상을 넓히거나 공유냉장고의 운영 여건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보탤 수도 있다. 사업 목적과 사용계획을 구체화하고 기금운용계획 반영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본적인 식사 지원이 기부 실적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공공이 바카라임질 운영비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전제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원 대상과 계정별 용도가 정해져 있으므로, 춘천시의 활용 자격과 강원특별자치도 투자계획과의 연계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보완 재원으로 검토해야 한다.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따져야 한다.
이러한 정바카라의 성과는 제공한 식사 횟수와 함께 청년과 농민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청년이 경제적인 이유로 끼니를 거르는 일이 줄었는지, 식사의 다양성과 질이 개선되었는지 살펴야 한다. 지역 농산물 구매액과 실제 농가 정산액을 확인하고, 소규모 농가도 거래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조리·급식·배송 노동자의 근무 환경과 이용자가 경험한 관계의 변화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생겼는지, 원하는 돌봄서비스로 연결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규격 농산물 활용량과 실제 폐기 감소 여부, 잔반 발생량과 배송 효율 등도 함께 살펴 복지·농업·돌봄·기후정바카라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제대로 된 한 끼가 보장되는 도시에는 그 한 끼를 만들어내는 모든 이들의 삶에 대한 바카라임이 담겨 있어야 한다. 청년이 식비 때문에 끼니를 거르지 않고, 농민이 제값을 받으며 농사를 이어가고, 조리·배송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이웃의 식사를 돌보는 활동도 공공의 지원 속에서 꾸준히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청년이 지역에 머물 이유는 매일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만들어진다. 오늘의 한 끼를 걱정하는 청년과 내년의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의 삶을 함께 지키는 정바카라은 그 믿음을 쌓는 일이다. 춘천의 식탁이 이들의 삶을 함께 받쳐줄 때, 먹거리 보장은 청년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아갈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춘천시, 「데이터 분석해 1인 가구 살핀다…1인 가구 살핌 서비스 시범 운영」, 2024.4.3.
강원도민일보, 「‘최대 240만원’ 춘천 대학생 전입지원 탄력」, 2026.8.28.
질병관리청, 「아침식사 결식률 추이, 2015–2024년」, 『주간 건강과 질병』 제19권 제2호, 2026.
농림축산식품부, 「천원의 아침밥」 2026년 사업 안내.
농림축산식품부, 「천원의 따뜻한 한 끼, 산업단지의 아침이 달라집니다」, 2026.4.2.
춘천시, 『봄내』 제349호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 소개, 2020.
「재단법인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 및 지원 조례」, 2019.4.11. 제정.
춘천시, 「춘천지역먹거리매장 회원 1만 명 육박…매출도 덩달아 ‘껑충’」, 2024.8.5.
춘천시, 「찾아가는 그냥드림 북산면 누리삼마을로」, 2026.9.23.
강원일보, 「‘기후행동’ 실천으로 ‘기후위기’ 막는 우리 곁의 영웅들」, 2024.11.12.
춘천시, 『봄내』 제427호 「봄내골소식」, 2026.8.
춘천시, 『봄내』 제411호 「사랑으로 채운 든든한 한끼, 하늘이 차려준 밥상」, 2025.4.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춘천교구 한삶밥집 개소, 어려운 이웃과 한솥밥 나눈다」, 2022.5.17.
보건복지부,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2023.
춘천시 복지포털, 「일상돌봄서비스」 안내.
보건복지부, 「지역슬롯 통합돌봄 한 눈에 보기」.
충청북도교육청·청주농업고등학교, 「청주농고, 지구를 살리는 급식–못난이 농산물 Day 운영」, 2025.5.29.
OECD, Making Better Policies for Food Systems, 2021.
Poore, J.·Nemecek, T., “Reducing food’s environmental impacts through producers and consumers”, Science, 2018.
춘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운영 안내.
행정안전부, 「가정의 달 5월, 고향사랑기부로 아이들의 꿈과 어르신의 안부를 선물하세요」, 2026.4.28.
행정안전부, 「지방소멸대응기금」 제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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